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를 앞두고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시회에서 선보일 최첨단 디지털 TV를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업체마다 ‘라스베이거스 특급 수송작전’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운송 도중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전시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도난 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LG전자는 2000년 3월 독일 세빗 전시회에 출품했던 60인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도난당했고, 삼성전자도 2001년 4월 라스베이거스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NAB)에 출품하려던 63인치 PDP TV를 도난당했다.
모든 방식의 디지털 TV를 통틀어 세계 최대 크기인 102인치짜리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CES에서 처음 공개하는 삼성은 ‘도상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밀한 계획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수 제작한 알루미늄 상자에 스티로품 등 완충재를 채우는 1차 포장을 하고나서 다시 목재로 겹겹이 감싸는 이중 포장을 마친 뒤 비행기로 공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102인치 TV(가로 231㎝, 세로 132.5㎝)가 웬만한 침대 크기여서 다루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는 한편 비상용으로 여분의 제품을 가져갈 계획이다.
최근 개발한 100인치대 PDP 모듈을 TV로 만들어 CES에 출시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LG전자도 24K 금장식을 단 8,000만원짜리 71인치 PDP TV를 비롯해 76, 60, 50인치 PDP TV와 55인치 LCD TV 등 대형 디지털 TV를 운송하기 위해 치밀하게 운송계획을 짜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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