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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공로상 받은 스포츠 평론가 조동표씨/ "55년 체육기자 한길" 79세 노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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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공로상 받은 스포츠 평론가 조동표씨/ "55년 체육기자 한길" 79세 노익장

입력
200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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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잘 해서 주는 게 아니라, 단지 오래 했다고 주는 거면 안 받았지."21일 프레스 센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발전에 기여한 스포츠 저널리스트에게 주는 ‘스포츠 미디어 IOC 트로피’를 받은 스포츠 평론가 조동표(79)씨. "가족 등지고 50년 넘게 체육기자 한 보답이라 생각해야지."

그는 자타공인 한국 스포츠계의 산 증인이다. 1949년 서울중앙방송국에 들어가면서 체육기자를 시작한 그는 55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그거 알아? 58년10월21일 한국일보가 미국 프로야구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초청해 서울운동장에서 한국과 경기하게 했지. 시내 일주 카 퍼레이드와 이승만 대통령 시구 등 열기가 대단했어. 입장식 선두에 내가 섰는데 대패할 줄 알았던 한국이 1-3으로 선전해 더 기억에 남아."

그는 이후 일간스포츠 창간(69년) 체육부장을 거쳐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하다 88년 퇴사했다.

"84년 LA 올림픽 때 방송에 출연했는데 반응이 좋았어. 계속 불러주더라고." 사실 그는 얼굴보다 걸걸한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된다. "택시 기사들이 내 목소리를 잘 알아봐. 기분은 좋지만 거스름돈은 꼼짝없이 기사 몫이라…."

내년 여든인 그는 매일 KBS 라디오와 각 지역 교통방송에서 그 걸걸한 목소리로 스포츠 소식을 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워낙 게을러서 특별히 운동하는 건 없어. 늙어도 악착같이 일하는 게 건강 비결이지 뭐."

55년 취재 경력의 노(老)기자에게 가장 기억 나는 일 하나를 물었다. "하나만 말하라는 건 ‘고문’이야"라며 말문을 연 그는 2002년 제주 민족평화축전에서 북한의 마라톤 영웅 정성옥과 만난 일을 들려주었다. 조씨는 정성옥이 99년 스페인 세계육상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을 한 직후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인터뷰에 애를 먹고 있을 때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상대로 통역을 해줬다. "3년 만에 다시 만나니 감회가 남다르더라고."

그는 요즘 바쁘다. "무슨 사(史)자 붙은 책이 그렇게 많은지. 남자 농구사, 역도사, 레슬링사, 고려대 100년 체육사…. 최근엔 여자 농구 발전사 청탁까지 들어왔다니까. 이 나이에 너무 힘들어." 그러면서도 그는 사(史)자가 들어가는 또 다른 책 쓰기를 꿈꾸고 있다. "육상 세계기록 변천사와 역사에 묻힌 비운의 육상 스타들을 쓰고 싶어." 끝없는 열정과 노력. 그래서 그는 평생 체육기자인가 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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