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신규 설비 투자보다는 현상 유지형 설비 개·보수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내 기업의 투자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점 투자분야로 ‘기존 설비 개·보수’를 꼽은 기업이 41.4%에 달했다. 내년에도 기존 설비 개·보수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업체도 39.6%나 됐다.
반면 신규 설비투자를 중점 투자분야로 꼽은 기업은 올해 22.4%, 내년 19.0%에 불과했고, 신규 사업투자를 중점 투자 분야로 든 업체는 올해 12.7%, 내년 13.4%에 머물렀다. 내년 도쿄의정서 발효 등으로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환경 관련 설비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기업이 1.2%에서 7.5%로 비교적 크게 늘어난 점이 그나마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밖에 연구개발(R&D) 투자는 올해 11.9%, 내년 11.6%, 정보화 투자는 올해 9.7%, 내년 8.9%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업들이 내년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대기업의 경우 신규 투자대상 부족(36.3%) 내수위축 지속(25.0%) 투자여력 부족(14.8%) 등을 꼽았고, 중소기업은 투자여력 부족(34.4%) 내수위축 지속(32.8%), 신규 투자대상 부족(17.2%) 등의 순으로 답했다. 내년 투자 여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대기업은 59.1%가 ‘충분하다’고 응답한 반면, 중소기업은 33.4%에 그쳤다.
한편 내년 투자 확대를 위한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정부 재정확대 등 대규모 경기부양’(35.8%)을 가장 많이 꼽았고 대출규제 완화 등 금융지원 확대(28.7%), R&D 투자세액 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18.7%), 출자총액제한 등 투자관련 각종규제 완화(9.0%) 등이 뒤를 이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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