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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증권맨들/ 객장 안주 그만… 이젠 고객찾아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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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증권맨들/ 객장 안주 그만… 이젠 고객찾아 밖으로

입력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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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은 별로 없어요. 신규 고객을 유치하러 거의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거든요. 처음에는 다들 심드렁하게 대하지만, 다섯 번 열번 이상 방문하면 미안해서라도 저희가 판매하는 상품에 관심을 갖더군요."‘보험사 판매왕’의 비결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은 동양종금증권 모 지점 영업사원의 말이다. 동양증권은 일찍부터 주식 위탁매매 위주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채권이나 수익증권 등 다양한 종류의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4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종일 쉴 틈 없이 전화 통화를 하며 주문을 내고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를 살피느라 한시도 자리를 뜰 수 없었던 증권맨들의 영업방식이 바뀌고 있다. 아직도 전화 영업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엔 장 마감 전에도 방문 영업을 위해 자리를 뜨는 직원들이 크게 늘어났다. 굳이 전화 주문을 하기 보다는 직접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주문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데다, 적립식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간접상품에 투자하는 고객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종목 찍어주기’에서 위험은 적고 수익은 높은 상품을 추천하고 분산투자 요령을 알려주는 자산관리로 바뀌고 있다.

경영진 역시 고객을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며 찾아 나서는 보험설계사의 영업방식을 배우라고 강조한다. 삼성증권은 최근 두 달 반 만에 4조원의 자산을 새로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실시한 독특한 고객응대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9월에 삼성생명 보험설계사와 한 조를 이뤄 신규고객 개척과정을 체험하도록 했고, 이달 17일에는 전국 지점에서 거액을 유치한 영업사원들이 어떻게 고객의 자산을 유치했는지를 연극 형식으로 재현하는 ‘역할연기(role playing)’ 행사도 가졌다.

메리츠증권도 올해 초 김 한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부터 영업사원 교육에 변화를 주었다. 김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객장에 앉아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외부로 나가 적극 고객을 발굴하라", "무리한 약정위주의 영업방식을 지양하고 자산증대에 초점을 맞추라"는 당부를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실제로 ‘보험설계사식’ 영업을 실천한 지점은 실적도 좋은 편이다. SK증권 서인천지점은 주민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낮고 위치도 중심가와 거리가 멀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과 ‘송도부터 강화도까지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한 덕분에 꾸준히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투증권 광장지점은 한투증권에 3,000만원을 비롯,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 투자하던 한 고객에게 고수익 상품을 시의 적절하게 추천하고 경조사까지 챙긴 끝에 4억원대의 자산을 맡기도록 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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