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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한강다리 6곳 등 기습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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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한강다리 6곳 등 기습 점거

입력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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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등 9개국과의 쌀 협상에서 ‘시장개방 유예기간 10년-의무수입물량(TRQ) 8%’에 잠정합의한 데 반대하는 농민 600여명(경찰추산)이 20일 트럭 400여대를 동원, 한강다리 6곳을 포함한 시내 곳곳을 잇따라 점거하는 대규모 기습 시위를 벌여 서울 도심 교통이 하루종일 최악의 정체를 빚었다.전국에서 모여든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은 이날 오전 11시10분께 천호대교 남단 부근 강북방향 3개 차로 가운데 2개 차로에 승합차 10여대를 세워놓고 차량 통행을 막으며 시위를 시작, 11시30분께는 성수대교 양방향까지 기습 점거했다. 이어 차량 9대를 동원해 잠실대교를 양방향으로 차단했고 마포대교 중간지점 여의도 방향과 공덕오거리 일부를 차량 10대로 가로 막은 채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또 정오께 경부고속도로 양재IC 부근 서울방면 5개 차로와 갓길에 차량 20대를 세우고 기습 집회를 벌였으며, 오후 들어 한남대교와 성산대교를 점거하고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위에도 올라가 구호를 외치는 등 경찰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식 산발 시위를 계속했다.

농민들은 차량을 지그재그로 세워놓고 차량 흐름을 막은 뒤 차에서 내려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식량주권 사수’ 등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또 한강다리의 점거 시위에 합류하기 위해 강남·북에 걸쳐 나뉘어 있던 농민들이 한강 방향으로 모여들다 경찰 제지로 반포IC 잠실롯데월드 서대문·공덕동로터리 서강대주변 등지의 차로에서 시위를 계속했으며, 일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미 곡물회사 카길 한국지부를 점거하기도 했다.

경찰은 한강다리 등에서 차량 185대를 견인하고 시위 중인 농민 335명을 연행했다. 점거됐던 한강 다리는 대부분 1시간여만에 교통이 재개됐으나 양방향으로 점거됐던 한남대교는 4시간여 동안 시위가 계속돼 양방향 차로가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다.

당초 이들은 오후 1시부터 청량리역 광장 등 4곳에서 사전집회를 벌인 뒤 여의도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제지로 무산되자 오후 3시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만 가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65개 중대 7,000여명을 동원, 불법시위에 대한 차단에 나섰으나 농민들이 기습 도로점거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효과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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