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가 ‘중형차 논란’을 일으킨 SM7의 기본모델이 됐던 닛산자동차의 티아나를 바탕으로 SM7과 외양이 거의 똑 같은 SM5 후속 차량(프로젝트명 EXⅠ)의 생산 및 판매를 준비하고 있어 고객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네티즌과 소비자들은 동일한 모델을 토대로 대형차와 중형차를 외양까지 비슷하게 만들어 판매하려는 르노삼성차측 전략에 대해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측은 "플랫폼(기본 차체) 공유는 세계적 추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내년 상반기중 SM5 후속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중형차인 SM5 후속 차량의 기본 모델이 SM7의 기본 모델이 됐던 닛산의 티아나라는 점. 르노삼성차는 SM5 후속 차량의 내부 인테리어 등을 SM7보다 경제적인 사양으로 제공하고 배기량 2,000㏄급 4기통 엔진을 얹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M5 후속 차량과 SM7이 ‘같은 혈통’인 만큼 외관상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와 네티즌들은 같은 기본 모델 차량으로 대형차와 중형차를 거의 동시에 만들어 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의 구형 중형차 모델인 닛산 티아나를 국내에 들여와 앞뒤 범퍼를 붙인 뒤 ‘고급 대형 세단’이라며 SM7을 내놓더니 또다시 범퍼를 없앤 뒤 SM5 후속 중형차로 판매하려는 것은 아무리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 해도 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도 "SM5가 시장에 나온 지 6년이나 지나 르노삼성차 입장에선 후속 모델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며 "비용 절감 및 효용 극대화 측면에선 매력적일 지 몰라도 소비자들의 혼란과 외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측은 "SM5 후속 차량이 SM7과 마찬가지로 닛산 티아나를 기본 모델로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SM7의 우수한 성능을 SM5까지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같은 플랫폼이라 해도 얼마든지 중형차와 대형차를 함께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M7이 출시 보름 만에 1만대 계약고를 돌파하는 등 ‘고급 대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처럼 SM5 후속 모델도 시장에 출시되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M7과 SM5 후속 차량이 같은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미 SM7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SM5 후속 차량이 나올 경우 SM7으로 개조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SM5 후속 차량 생산을 준비하면서 이달부터 SM525V와 SM520V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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