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EBS가 20일 동안 TV 없이 생활하도록 한 뒤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본 ‘TV와의 이별’ 시험을 했다.
EBS 특집 다큐멘터리 ‘TV가 나를 본다-20일간 TV 끄고 살아보기’(연출 이정욱)체험에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서울·경기지역 131가구가 참여했다. 시험에 성공한 가정에서는 단절됐던 대화가 재개됐고, 아이들이 어른스러워지는 등 놀라운 체험이 줄을 이었다. TV 없는 생활을 체험한 가족들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게 가장 큰 성과" 라고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시험에 참가한 131가구 중 10가구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가족의 변화를 지켜봤다. TV가 사라지자 처음에는 모두 불안해 했다. 남편은 인터넷 게임?찾고, 아내는 연속극 내용을 여기저기 묻고 다녔다. 아이들은 "TV를 켜 달라"고 울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적응해 갔다. TV 앞에서 밥 먹고 숙제하며 온종일 TV를 껴안고 살았던 삼선동 상헌이(초등 2년)는 자기 방을 치우고 책상에 앉아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9일째 되던 날 상헌이는 엄마에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TV를 끄고 나니 하루가 무척 길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저녁 시간이 이렇게 넉넉한 줄 몰랐다", "독서와 대화, 집안일을 많이 했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러나 131가구 중 30%가량은 새벽에 몰래 TV를 보는 등 끝내 결심을 지키지 못하고 ‘TV 끊기’에 실패했다. 이번 방송은 30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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