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의 계열사 5개 중 4개는 노동조합이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해 발표한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20대그룹 계열사 519개 중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는 전체의 22%인 116개에 불과했다. 재벌기업 계열사 5개 중 4곳에서 노조가 아예 설립되지 않았거나 생겼다가 사라진 ‘무노조’ 상태인 셈이다.그룹별로는 무노조 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삼성은 64개 계열사 중 8곳에서 노조가 활동하고 있으나 삼성에스원, 삼성카드, 호텔신라 등은 노조원이 수십명에 불과해 노조활동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또 삼성에서 분가한 CJ그룹은 59개 계열사 중 해찬들이 그룹 내 유일한 노조로 활동하고 있다. 종업원 1만9,000명의 초대기업인 POSCO 노동조합의 경우는 조합원수가 지난해 말 23명에 불과해 ‘무늬만 노조’로 분류됐다. LG그룹은 52개 계열사 중 17개사에 노조가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26개 중 9개, SK그룹은 54개 중 10개, 한진그룹은 24개 중 9개, 롯데그룹은 38개 중 15개의 노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그룹 노조 가운데는 다른 회사 지분을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나거나, 회사가 사원들의 노조설립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조를 만든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연구원 김정우 책임연구원은 "대기업들은 그동안 압축성장 과정에서 노사가 함께 현안을 풀거나 미래를 준비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노조가 경영의 걸림돌이라는 막연한 사고를 버리고 경영의 파트너로 끌어안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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