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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범한 왕복외교 의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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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범한 왕복외교 의미는 있다

입력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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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주 말 일본을 방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짧은 실무방문이지만 노 대통령이 올 방문외교를 매듭짓는 자리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가짜 유골’ 문제로 일본의 대북 여론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원칙적으로 확인한 의미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과 고이즈미 총리의 에두른 발언이 논란의 표적이 돼 있다. 한 쪽에서는 노 대통령?"일본 국민이 결단할 때"라는 언급에 머문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다. 다른 쪽에서는 7월 제주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의 공식적 제기나 쟁점화를 되도록 피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그저 ‘걸치고 넘어가려다가’ 마땅한 답변도 못 얻고 일관성만 해쳤다고 비난한다. 이런 논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체로 적절한 수준의 발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논란과는 별도로 우리는 두 정상이 기자회견에서 만족을 표했듯 이번 회담이 양국 정상의 ‘왕복외교’를 정착시켰다는 데 주목한다. 회담 장소인 가고시마(鹿兒島)현의 역사성 논란까지 거친 회담인 만큼 ‘왕복외교’의 틀이 한결 튼튼해졌다.

"구체적 내용이나 성과가 없다"는 비난이 있지만 한일관계의 특수성으로 보아 양국 정상이 평범한 내용으로 만난다는 것이 양국 외교의 진짜 목표일 수 있다. 두 나라가 평범한 관계를 유지하면 충분하고, 정상이 수시로 격의 없이 대화하는 왕복외교는 그런 관계의 중요한 상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 입국비자 면제에 대한 일본측의 분명한 약속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그래서 무엇보다 큰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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