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대통령 비하발언을 한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준공무원의 국가원수 모독’이라는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김석준이라는 네티즌은 7일 안양시 홈페이지에 "안양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오모(57)씨가 10월 7일 대한민국 창작음악제 뒤풀이 술자리에서 ‘노시개’라는 구호로 건배를 제의했다"며 지휘자의 해임과 안양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다음날인 8일 송현석 합창단 단무장은 안양시 홈페이지에 "오씨는 단원 몇몇이 모인 술자리에서 노시개라는 시중의 속어를 장난삼아 사용했을 뿐"이라며 "노시개라는 말은 노 대통령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흔히들 사용하는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오씨는 14일 사표를 제출했다.
오씨의 사임과 노시개 건배 제의를 둘러싸고 안양시와 안양시립합창단 홈페이지에는 수백건의 찬반 글이 올라오는 등 뜨거운 논란이 빚어졌다. ID가 ‘안양시민’인 한 네티즌은 "시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국가원수 모독죄를 저질렀다"며 분개했고, ID ‘어리석군’이라는 네티즌은 "과거 독재자에게 그렇게 일갈할 용기가 있었느냐"고 오씨를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은 16일 성명을 내 "오씨가 스스로 물러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만큼 안양시장은 오씨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자신을 안양시립합창단원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이번 폭로는 6일 있었던 단원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은 한 단원이 이에 대한 분풀이로 두 달 전 술자리의 일을 인터넷에 띄운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안양시민 양모(32)씨는 "지금이 유신시대도 아닌데 대통령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사임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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