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드라마 ‘때려’의 실제 모델인 김주희(18·거인체육관)가 여자 프로복싱 최연소의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 2위인 ‘작은 거인’ 김주희(160cm)는 19일 성남 신구대학 특설링에서 열린 이 체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계 미국인 멜리사 셰이퍼(25·세계 3위)를 일방적으로 공략해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3-0)으로 IFBA 사상 최초의 10대 세계 챔피언이 됐다. 이 체급 한국 챔피언이기도 한 김주희는 이로써 이인영(전 IFBA 프라이급 챔피언)에 이어 두번째 세계 여성 권투챔피언이 됐다. 이 체급의 챔피언 자리는 지난 10월 이반 케이플스(미국)가 챔피언 벨트를 반납해 공석이었다.
초반부터 정면승부로 나선 김주희는 빠른 스피드와 파워를 앞세워 셰이퍼의 안면을 집중 공격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6라운드 이후에는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15세 때 프로복싱에 입문한 김주희는 이날 승리로 통산전적 9전7승(2KO)1무1패를 기록했다. 2002년 11월 이인영과의 경기에서 진 것이 유일한 패배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복싱 드라마 ‘때려’의 실제 인물인 김주희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 진학을 1년 뒤로 미룬 채 세계 최연소 챔피언 사냥에 나섰다. 6월부터 거인체육관에서 몸 만들기에 돌입해 1,500㎞의 러닝과 300라운드 이상의 스파링 등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스폰서 문제로 타이틀전이 연기되고‘얼짱 복서’ 최신희가 등장하면서 언론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 마음 고생도 심했지만 정상을 향한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김주희는 "20살이 되기 전에 반드시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뤄 너무 기쁘다"며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고 관중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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