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 사람이 넘치고,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룰라는 축하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18일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남미의 경제대국에서 근래 보기 힘든 낙관론이 팽배하고 있다"며 브라질의 올 연말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불과 2년 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처럼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 나라였다. 지금 브라질 기업가들은 10년 만에 처음 경기를 낙관하고 있고, 경제지표도 역시 10년 만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FT는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도의 마이너스 0.2%에서 올해 10년만에 최대치인 5%로 껑충 뛸 전망이라고 밝혔다. 리스크 감소로 브릭스(BRICs) 가운데 중국 러시아 인도에 뒤쳐진 외자유치도 본격화하고 있다.브라질 국제경제 연구기관 SOBEET측은 "아직 봇물이 터지진 않았지만 투자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SOBEET는 신규투자의 경우 작년 18%에서 올해 20%, 내년에는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우파정책으로 좌파 지지자들을 실망시키며 마이니스 성장률로 사면초가에 처했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특히 고무돼 있다. 브라질 최초의 좌파 출신 대통령인 룰라는 2003년 1월 취임이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자신의 정치성향을 버리고 실용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7월 51%에서 현재 62%로 올라섰고, 신규고용 창출도 최대 성적을 거두었다.
그간 불확실성과 실질임금 감소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은 다시 지갑을 열고 있다. 휴대폰 시장은 올들어 매월 신규가입자 100만명으로 세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 가입자 6,000만명의 세계 4대시장으로 부상 중이다. 자동차 생산은 내수와 수출증가에 힘입어 올해 220만대를, 수출은 전년 730억 달러에서 9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예상이다. 물가상승률이 전년 17.2%에서 6%로 낮아지고, 헤알화 가치는 2년간 달러화 대비 30% 급등하면서 중산층까지 확산된 해외여행은 전년대비 15%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브라질은 내년도 성장률을 긴축재정과 세계경제의 침체를 감안해 3.5%로 다소 낮춰 잡고 있다. 하지만 20년간 ‘1년 성장-2년 후퇴’의 롤러코스터 경제를 경험한 브라질로선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의 기록도 획기적인 것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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