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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정상, 기자회견

입력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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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7일 오후 노 대통령 숙소인 하쿠스이칸(白水館)에서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진 뒤 40여분간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일본인 납치자 가짜 유골 문제와 관련,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공통 분모를 제시했지만 강조점과 뉘앙스는 달랐다._일본은 북핵과 납치문제 동시 해결 입장이고 한국은 북핵우선 해결 입장으로 차이가 있는데.(일본기자)

고이즈미 총리 "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응에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 납득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북한이 사실을 밝히도록 할 것이다. 북한의 대응을 보고 압력과 경제제재를 할 때는 어떤 게 있는지 생각해야겠다. 우선 성의 있는 대응을 북측에 요구하겠다는 일본 입장을 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_일본에서는 일본인 납치자 가짜 유골문제와 관련, 대북 경제 제재 여론이 강한데.(한국기자)

노 대통령 "일본 입장에서 납치와 유골 문제를 놓고 경제 제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주 냉정하고 신중하게 이뤄져 북일수교 문제나 6자회담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일본 국민이 받은 충격을 충분히 이해한다. 북한이 고의로 일본 국민을 모욕하기 위해 한 것은 아니고 혹시 착오나 실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시간을 두고 냉정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일본 정부 입장이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국민이 분개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은 국민과는 다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_일본에서 한국의 TV 드라마가 국민적 인기를 얻는 등 한류 무드가 있지만 한편에선 역사 문제 등 무거운 문제가 있는데.(일본기자)

노 대통령 "감정적 차원에서 역사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게 아니라 일본 자국 내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일본은 동북아의 지도적 국가로서, 국민으로서 겸손한 자세를 보이고 관용의 태도를 갖는 게 좋지 않은가. 강한 사람의 관용은 겸손이고 이득일 수 있다."

가고시마=김광덕기자 kdkim@hk.co.kr

■ 한국기자 日망언· 신사참배 질문/ 고이즈미 표정 굳기도

17일 한일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YTN 윤경민 기자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을 거듭 ‘망언(妄言)’이라고 규정하면서 질문해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윤 기자가 ‘전범(戰犯))’‘번복’등의 표현을 쓰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속 여부를 따져물었을 땐 한때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윤 기자는 "일본 문부상이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망언했다. 작년에도 자민당 정조회장이 ‘창씨개명은 한국인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는 망언을 했다. 망언을 막을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윤 기자는 이어 "일본 정부가 A급 전범 위패를 분사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듯한 언급을 했는데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상당히 지적한 부분이 많다"며 한참 뜸을 들인 뒤에야 답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대립을 강조하기 보다는 장래의 우호 협력을 위해 과거 역사를 어떤 식으로 살려나가느냐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내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도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정상 만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격적인 자이툰 부대 방문에 관심을 표시하면서 "철통 보안을 어떻게 지킬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가고시마=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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