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환율발언에 대해 시장은 반대로 반응하고 있다.15일 부시 대통령은 "미국정책은 강한 달러"라고 말했으나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하락은 계속됐다. 부시 대통령은 "기록적인 재정·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가치를 떠받치겠다"며 달러화 매수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날 유로화는 1.3307달러에서 1.342달러로, 일본 엔화도 달러당 105.4엔에서 104.23엔으로 상승했다.
USA투데이는 16일 미국으로의 순자본 유입이 감소했다는 재무부의 보고서가 나오자, 시장은 부시 대통령의 말을 무시했다고 분석했다. 가령 10월의 무역적자 555억 달러를 해소하려면 해외에서 하루 18억5,000만달러가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10월 해외투자가의 미국내 금융자산 순매수는 전달보다 194억 달러 줄어든 481억달러로, 예상치(500억 달러 이상)에 못 미쳤다. 반대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인의 1~10월 해외 주식·채권매입은 519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362억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이 신문은 달러약세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처럼 따로 움직이는 시장을 놓고 월가의 분석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달러약세를 막을 수도 없고, 막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고 있다. 1조 달러를 넘어설 올해 무역·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줄이려면 달러약세를 당분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환율발언은 달러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대한 립서비스에 불과한 셈이다.
한편, 16일 미국의 3.·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647억달러로 예상치를 밑돌며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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