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눈과 땅의 바람이 만나 낳은 순수의 꽃, 눈꽃.산행의 백미는 뭐니해도 눈꽃피는 겨울산 등반입니다.
한해 끝자락.
눈꽃을 기다리는 순수의 마음으로 번뇌는 묻어두고 눈꽃여행을 준비하지 않으시렵니까
날씨가 정말 얄궂습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아니라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이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되는 이상기온 때문입니다. 원래 눈꽃여행은 신문 여행면에 11월말께면 등장하는 테마입니다. 그때면 강원도나 산간지역에 한바탕 함박눈이 내리고, 이후 순백의 세상으로 변하니까요. 올해는 사정이 너무나 다릅니다. 첫눈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니 눈이 남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새벽이면 나뭇가지를 하얗게 뒤덮어야 할 상고대조차 구경하기 힘듭니다.
이 달 초 눈꽃여행을 기획하고 취재에 나섰습니다. 무주리조트로 향했습니다. 눈은 없어도, 평균기온이 따뜻해도, 새벽기온은 영하로 떨어지니 상고대는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섰습니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편하겠지만 곤돌라가 운행하는 오전 10시까지 기다리다가는 상고대가 모두 녹을 것 같아 직접 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새벽 5시30분, 평소에는 스키장으로 활용되는 슬로프를 기어 올랐습니다. 2시간 가량의 등산 끝에 곤도라의 종점인 설천봉에 도착했습니다.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하더군요. 해발1,500m가 넘는 곳이라 매운 칼바람을 내심 기대했는데,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의 등산로는 국내 최고의 상고대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나뭇가지 위에는 이슬조차 맺혀있지 않습니다. 완전한 허탕이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뒤 덕유산에 눈이 내렸다고 하더군요. 등산로를 뒤덮은 눈꽃과 상고대의 장관을 사진을 통해 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하루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이번 주 초 다시 덕유산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날씨가 아니라 습도와 바람의 문제였습니다. 땅바닥에는 적지 않은 서리가 내려있었지만 나뭇가지에는 역시 앙상한 제 모습만 드러내고 있더군요.
두 번의 취재가 모두 실패하니 눈과는 악연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터라 눈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소원은 머지않아 이뤄졌습니다. 군생활을 강원도 화천에서 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춥고 눈이 많이 온다는 백암산, 적근산, 대성산 일대에서 생활하면서 겨우내 제설작업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4월말에도 눈을 보았고, 심지어 제대하는 날 아침에도 눈을 치워야 했습니다. 다시는 눈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품고 부대 문을 나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제 다시 눈을 찾아 헤매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간사한가 봅니다. 속보이는 말이지만, 그래도 눈꽃 핀 겨울산 만큼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눈꽃을 기다리는 이 순간의 마음 역시 순수함으로 가득합니다. 같이 눈꽃을 기다리지 않으시렵니까?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눈꽃여행 | 雪國열차 - 겨울낭만 싣고 하얀나라 속으로
눈꽃여행, 말은 쉽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자가용으로 간다면 웬만한 준비 없이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미끄러운 눈길을 달리기 위해 스노체인은 기본. 여행을 가는 도중 폭설이라도 만나 길에서 꼼짝없이 갇혔는데, 기름까지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운전솜씨가 미숙하다면 더욱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열차를 이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차창너머 하얀 눈의 세상을 보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정, 철도여행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때맞춰 철도청이 눈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열차여행상품을 내놓았다. 25일 전후로 시작되는 이 상품은 2월초까지 계속된다.
◆ 태백, 정선눈꽃열차
태백선은 주로 태백지역에서 생산되는 무연탄수송, 화물취급 등을 위해 만들어진 산업선이다. 영월, 함백, 고한, 태백 등 태백준령을 지나는 터라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달리는 철도이기도 하다. 기온이 낮고 적설량도 많아 겨울이면 환상적인 눈꽃세계가 펼쳐지는 최고의 눈꽃관광열차로 변신한다. 평소에는 서울에서 출발, 태백선을 이용하려면 충북 제천에서 갈아타야 하지만 행사기간에는 논스톱으로 달리는 관광전용열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태백, 정선눈꽃열차는 오전 8시10분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 태백역에 도착한 뒤 태백산 눈꽃트레킹을 하면서 눈썰매를 즐기고 석탄박물관을 둘러본다. 이어 버스편으로 정선으로 이동, 화암8경, 화암동굴, 아라리촌을 감상한 뒤 오후 5시45분 태백역으로 돌아와 열차에 탑승, 오후 10시31분 청량리역에 도착한다.
하루에 둘러보는 것이 아쉽다면 1박2일짜리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오전 8시10분 청량리역을 출발, 낮 12시45분 고한역에 도착, 태백산눈꽃트레킹 등을 마치고 정선 강원랜드에서 숙박한 뒤 이튿날 화암동굴, 정선민속마을 등을 방문하고 오후 4시 고한역에서 서울로 돌아온다. 고한역에서 강원랜드 테마파크를 먼저 둘러본 뒤 이튿날 정암사, 태백산눈꽃트레킹을 하는 방법도 있다. 금,토,일,월출발. 당일 5만7,200원, 1박2일 13만2,500원.
◆ 정동진, 백두대간(백봉령)눈꽃열차
관광객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일출명소중 하나인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본 뒤 눈썰매, 눈조각감상 등을 할 수 있는 코스. 매일 오후 10시40분 서울역을 출발, 이튿날 오전 5시44분 정동진역에 도착, 주변경관과 일출을 감상한다. 이어 강원 동해와 정선을 연결하는 42번 국도변에 위치한 백봉령에 도착, 눈꽃트레킹, 눈조각전시회, 눈썰매 등을 즐긴다. 국내 대표적인 된장마을인 메주와 첼리스트에 들러 첼리스트 도완녀씨의 구수한 입담, 기체조강연, 미니콘서트 등을 감상한 뒤 화암동굴, 소금강, 몰운대, 아우라지 등 정선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 다음 오후 4시30분 증산역을 출발,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새해 첫날인 1월1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운행된다. 4만9,900원.
◆ 태백산 눈꽃, 눈썰매열차
태백산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단군신화의 전설이 숨쉬는 곳이다. 일반인이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듯 하지만 의외로 힘들지 않게 정상을 밟을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암벽이 적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즐겨찾고 있다. 특히 겨울이면 주목에 피어난 눈꽃을 감상하려는 인파로 북적댄다. 등산길에 얼음조각전, 눈썰매장 등을 만날 수 있어 열차와 연계한 당일코스 여행지로 인기있다.
오전 8시20분 영등포역을 출발해 오전 8시44분 청량리역을 경유, 오후 1시3분 태백역에 도착하면 태백산눈꽃, 등산, 눈썰매, 석탄박물관관람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태백산눈축제가 열리는 내년 1월21일~30일에는 국제눈조각전시, 개설매타기, 눈미끄럼틀, 이글루카페, 눈으로 만든 그리스신전 등 보다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린다. 오후 5시45분 태백역을 출발, 영등포역에 오후 10시31분에 도착한다. 주중 4만6,800원, 주말 5만4,800원. 서울 뿐 아니라 지방에서 출발하는 상품도 마련돼있다. 대전역(오전7시20분), 부산 부전역(오전 6시)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태백산눈꽃열차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광주는 매일 오후 5시 광주역을 출발, 오후11시30분 태백역에 도착, 1박을 하고 태백산등산 일출, 태백산눈꽃 등을 관광한 뒤 오후 3시 태백역을 출발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익산, 정읍에도 정차한다. 광주역기준 8만600원.
◆ 금강산눈꽃열차
금강산 당일관광이 가능해지면서 생겨난 프로그램. 매주 월, 금요일 두차례 운행한다. 저렴한 가격에 금강산 여행을 할 수 있어 올해 열차여행코스 중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오후 10시40분 서울역을 출발, 이튿날 오전 3시 동해역에 도착한다. 버스편으로 통일전망대에 위치한 남측 CIQ(출입국관리소)에서 출국심사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전 10시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한다. 구룡연 혹은 만물상코스 중 한 곳을 여행한 뒤 오후4시30분 금강산을 출발, 오후 10시 동해역으로 돌아오며, 서울역에는 이튿날 오전 5시36분에 도착하게 된다.
여행의 특성상 피로감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1월1일부터는 침대칸을 운영할 계획이다. 요금은 월요일출발 13만7,000원(침실 19만9,300원), 금요일출발 16만7,200원(침실 22만9,800원).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설화? 상고대? 빙화?… 눈꽃 구별해 보세요
눈꽃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너무 많아 헷갈릴 정도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구별이 가능하다.
우선 눈꽃의 형태는 3가지로 분류된다. 흔히 말하는 눈꽃은 나무나 풀위에 눈이 와 쌓인 것을 말한다. 설화(雪花)라고도 한다. 나뭇가지에 눈이 내렸으니 가지를 흔들면 쉽게 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상고대는 엄밀하게 따지면 눈이 아니라 서리이다. 밤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 주로 생긴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한 뒤 지상에 내려앉을 때 나뭇가지에 얼어 붙어 마치 눈꽃처럼 보인다. 온도도 낮아야 하지만 습도가 높고 바람이 약해야 나뭇가지에 달라붙을 수증기 양이 많아 예쁜 상고대가 만들어진다. 상고대는 어려운 한자어같지만 순우리말이다. 나무서리, 수상이라고도 불린다. 입자가 얼음에 가깝기 때문에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으며 추운 날이 계속되면 자라기도 한다. 눈도 오지 않았는데 산 정상부근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있다면 상고대라고 보면 된다.
빙화는 나무나 마른 풀잎 따위에 수분이 얼어붙어 흰 꽃 모양을 이룬 것이라고 사전에 나와있다. 의미상으로 상고대와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 다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설화나 상고대가 녹아 흐르다가 기온이 갑자기 추워지면서 얼음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상고대와 설화가 흰색이라면 빙화는 투명하다. 햇살에 비쳐 영롱하게 빛나는 모습이 좋아 빙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도 많다.
■ 눈꽃 여행 | 산행 5選 白衣無縫… 걸어 걸어 나도 순수가 되다
마른 가지가 더욱 애처롭게 보이는 것은 황량함을 덮어줄 하얀 눈이 그립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이 마냥 따뜻할 순 없을 터. 곧 사방에 순백의 잔치가 열릴 것이다. 눈 덮인 산길을 오르며 마음을 하얗게 비우는 여행. 눈꽃여행의 코스를 미리 점찍어 보자. 마침내 소복한 눈이 내리는 날 그곳으로 달려가자. 순결한 첫 발자국의 주인공이 그대가 될 수 있으리라.
◆ 발왕산 = 남한 땅에서 10번째로 높은 산. 백두대간의 중심 축인 발왕산은 설악산, 오대산 등 유명 국립공원 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찾는 산이다. 바로 국내 최초의 스키장인 용평리조트가 들어선 곳이다. 해발 1,458m로 영동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오대산(1,563m)과도 견줄만 하다.
발왕산으로 오르는 길은 길지만 쉽고 빠르다. 스키장에서 정상까지 연결된 곤돌라가 있기 때문. 편도 3.7㎞로 20분이 걸린다.
정상 전망대 드래곤피크에 서면 사방에 백두대간의 고산준령이 발아래 물결친다. 산의 바다다. 가까이 도암호 위로는 아침 안개가 신령스럽게 피어 오르고, 날씨가 좋으면 동해 바다도 바라볼 수 있다. 정상의 산책로는 숲길이다. 잎을 다 떨군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칼바람 부는 한겨울에 피어 낸 찬란한 설화는 봄의 꽃잔치보다 아름답다. 용평리조트 (033)335-5757
◆ 덕유산 = 덕유산은 눈꽃도 좋지만 상고대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높은 산(1,614m)이지만 무주리조트의 관광곤돌라가 있어 높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리조트에서 설천봉(1,520m)까지 곤돌라로 올라간 뒤 20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을 하면 덕유산정상인 향적봉에 오를 수 있다.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지면 정상까지 난 등산로주변이 온통 상고대로 뒤덮인다.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 하루종일 상고대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다.
정상에 서면 가야산, 황매산, 지리산 천왕봉, 계룡산, 적상산 등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서 15분거리인 중봉으로 가는 길은 주목군락지이다. 상고대와 설화로 뒤덮인 주목이 또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 관광곤도라는 오전 10시부터 운행한다. 무주리조트 (063)322-9000.
◆ 대관령 = 산과 하늘이 맞닿은 설원 대관령. 동해의 바닷바람이 힘겹게 올라와 황병산 선자령 발왕산 등과 만나는 곳이다. 대관령 눈꽃트레킹의 메인 코스는 대관령 옛길과 선자령이다.
선자령은 대관령 동쪽 봉우리. 해발 1,157m로 고봉이지만 대관령에서 320m만 더 오르면 된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북쪽의 대관사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 왕복 5시간 정도 소요.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시야가 툭 터진다.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 가득 품을 수 있다.
대관령 옛길은 대관령휴게소에서 멀지 않은 반정(半程)에서 강릉시 어흘리의 대관령박물관까지의 약 5㎞ 구간. 굽이굽이 펼쳐진 산길은 옛날 영동의 모든 사람과 산물이 서울로 넘었던 길이고 소설가 이순원이 어린 아들과 사람과 삶의 구비를 얘기하며 걸어 넘은 길이다(아들과 함께 걷는 길). 중간에 나그네가 목을 축이던 주막터가 있고 이곳부터 계곡을 만난다.
대관령 옛 영동고속도로(지금은 456번 지방도로)도 이제는 호젓한 눈꽃여행지다.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버린 이 길을 걷다보면 주변의 겹쳐진 구릉이 그리 정겨울 수 없다.
◆ 한라산 = 한라산 산행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한라산 눈꽃트레킹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성판악 코스. 진달래대피소를 거쳐 정상까지 이르는 이 길은 경사가 완만하다. 약 9.6km로 4시간 반 정도 소요. 주변은 봄이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드는 진달래밭이다. 그 붉은 꽃잎이 너울대던 가지는 겨울엔 화려한 흰꽃을 피우고 있다. 진달래대피소부터는 구상나무 군락지. 최고의 설경을 보이는 곳이 바로 이 숲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64)742-3084
◆ 지리산 = 눈꽃을 보기 위해서라면 굳이 천왕봉까지 갈 필요 없다. 해발 1,507m인 노고단에만 올라도 뜻을 이룰 수 있다. 노고단 바로 아래 성삼재까지 길이 나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걸어서 1시간. 그리 험하지 않다. 작정을 하고 떠난다면 지리산 종주다. 100리를 뻗은 이 길은 산꾼들이 으뜸으로 꼽는 종주코스다. 지리산 종주는 최소 이틀은 산에서 자야 하지만 곳곳에 산장이 있어 안심이고 산세가 유순해 위험부담이 적다. 곳곳에 탈출 등산로가 있어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성삼재분소(061)783-9109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눈길 산행 | 주의하세요 - 아이젠·손전등 필수, 면옷·운동화는 금물
눈꽃 여행은 일반 여행과는 다르다. 눈길에서의 작은 실수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길 산행의 제1원칙은 안전 또 안전이다. 트레킹 전문가 이종승(승우여행사 사장)씨에게서 눈꽃 트레킹에 반드시 챙겨야 할 장비를 들어봤다.
필수 장비는 손전등과 아이젠. 겨울은 특히 일몰이 일러 갑자기 날이 어두워질 수 있다. 아이젠은 4발짜리 이상이면 트레킹에 무난하다. 아이젠은 길을 떠나기 전 미리 등산화에 부착해 끈 길이 등을 조절한 뒤 꺼내기 쉽게 배낭의 윗부분에 넣는다.
눈길에 운동화는 금물이다. 발목까지 감싸는 등산화에 고어텍스 등 방수기능을 갖춘 제품을 신어야 한다. 장갑은 난간 등을 붙잡고 가다 보면 쉽게 젖으니 여벌로 3벌 정도 준비하는 게 좋다. 양말도 한벌 정도 더 챙긴다. 등산에서 제일 피해야 하는 옷이 면 제품. 쉽게 땀이 배고 오랫동안 마르지 않아 저체온증을 유발한다. 등산용 바지와 함께 매서운 겨울 산바람을 피하기 위해서는 윈드재킷이 필요하다.
이밖에 방한용 털모자와 상비약, 계속 걷느라 소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초콜릿, 인절미 등 간식이 필요하다.
스틱은 편하긴 하지만 위험해 전문가가 아니면 휴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 사장은 트레킹 때 배낭을 메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저절로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고 넘어졌을 때 머리와 허리를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원기자
■ 가족 나들이 | 눈썰매 - 비료포대의 추억 "스키는 가라"
설원을 가르는 짜릿함, 꼭 스키를 타야만 제맛인가. 비싼 스키장비 없어도 눈밭을 즐길 수 있는 눈썰매의 시즌이 돌아왔다. 많은 눈썰매장이 날씨만 허락한다면 18일께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쉽게 즐길 수 있어서 좋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은 눈썰매장으로 떠나보자.
◆ 에버랜드
알프스의 산간 휴양마을 그린델발트를 모델로 한 알파인 빌리지의 스노버스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스키썰매, 튜브봅슬레이, 가족썰매, 유아썰매, 화이트썰매 등 5개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다. ‘스키썰매’는 520m의 국내 최장 길이에 25도의 ‘급경사’ 등 한껏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스노버스터의 대표상품. 전용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튜브 봅슬레이’에서는 봅슬레이의 스릴을 썰매로 느낄 수 있다. 고무튜브를 사용해 승차감과 안정성이 탁월하다. 엉덩이가 푹신해 마치 눈밭에서 파도를 타는 기분이다. 스키썰매에는 초고속리프트, 화이트썰매에는 수평 에스컬레이트를 설치했다.
손님들이 따뜻하게 쉴 수 있도록 열풍기와 벤치를 갖춘 ‘알파인 스토브’를 곳곳에 설치했다. (031)320-5000
◆ 서울랜드
삼천리 동산의 3,500여평 부지에 눈썰매장을 개장한다. 길이 45m 폭 30m의 어린이용과 길이 110m 폭 50m의 성인용 코스가 있다. 플라스틱 썰매와 튜브썰매 두 종류의 눈썰매가 준비돼 있다. 빠른 스피드의 플라스틱 썰매에 올해부터는 고무쿠션을 덧대 안전성을 높였다. 튜브썰매는 빠르지는 않아도 안락감을 주는 푹신함에 색다른 재미가 있다.
눈썰매장 요금은 대인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연간회원과 자유이용권 이용자는 무료다. 눈썰매장을 이용하면 놀이기구 1종을 이용할 수 있는 무료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 (02)504-0011
◆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에서의 눈썰매는 어릴적 뒷산에서 비료포대나 가마니를 타고 내리던 추억이 있다. 130m 길이의 성인코스, 80m 길이의 어린이코스 등 2개의 슬로프가 있다. 썰매는 대나무썰매, 발썰매, 볏단썰매 등 토속적이어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눈썰매장을 이용하려면 자유이용권(어른 1만6,000원, 청소년 1만4,000원, 어린이 1만3,000원)을 구입해야 한다. (031)288-4000
◆ 잠실경기장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도 눈썰매장이 등장했다. 주경기장의 경사진 진입 램프에 눈을 뿌려 성인용과 유아용의 2개 슬로프를 만들었다. 안전한 튜브 썰매를 탈 수 있다. 슬로프 아래 실내 공연장에서는 중국기예단의 곡예 공연도 맛볼 수 있다. 눈썰매장 이용료는 성인 어린이 모두 1인당 7,000원. 썰매 대여료는 2,000원이다. (02)2240-8711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스노보드 | LTR 강습 - 2시간 배우니 스노보드 씽씽
스노보드를 타고 싶은데 겁이 많습니까? ‘몸치’라 엄두가 나질 않는다구요? 그럼 LTR(Learn To Ride) 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려 보십시오. 초보자들, 특히 여성분들을 강습 2시간만에 유연하게 연속 턴까지 가능하게 한다니 귀가 솔깃하지 않습니까.
LTR은 유명 스노보드 제조사인 버튼(Burton)사가 만든 프로그램. 강습에 적합하게 장비를 특별 제작했고, 알기 쉽게 강습 방법을 만들어 매뉴얼화했다.
LTR용 보드는 일반 보드에 비해 좋은 탄력성으로 컨트롤하기 쉽다. 또 잘 뒤틀리고 유연해 발끝의 움직임을 쉽게 전달한다. 또 보드 양쪽의 트랜지션 존(Transition Zones)이 길어 턴을 시작하고 끝내기가 쉽다. 엣지도 일반 보드보다 각을 많이 줄였다. 부츠와 바인딩도 착용감을 높이고 쉽?힘이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강습 프로그램은 더욱 특별하다. 수년간 연구를 통해 찾아낸 강습 방법으로 LTR전문강사가 초보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고, 강사 1인당 교육생 4명 이하의 레슨 환경을 보장한다.
국내에선 올해 처음 용평리조트에 둥지를 튼다. LTR전용센터가 18일 용평리조트 드래곤플라자 1층에 문을 열 계획이다. 장비 렌탈과 강습이 함께 진행되며 반나절 수강료는 렌탈 포함 13만5,000원. 헬멧, 무릎 보호대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성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