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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공연 ‘마리아 마리아’ 주연 강효성·이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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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공연 ‘마리아 마리아’ 주연 강효성·이소정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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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4년째 뮤지컬 하는 배우거든요. 돈이 너무 없어서, 돈을 많이 못 벌어서, 하나님께 제가 그랬어요. 돈 대신 딴 것 달라고…저희 창작 뮤지컬 많이 지원해주세요. 정말 가난하거든요."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10회 ‘한국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강효성의 수상 소감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머금게 하면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무관의 뮤지컬 여왕으로 살아온 그녀의 스산했던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도 했지만, 척박한 토양에서 살 길을 찾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기 때문이다.창작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마리아 마리아’ 앙코르 공연이 24일부터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8월 초연된 ‘마리아 마리아’는 예수를 유혹한 대가로 밑바닥 인생을 벗어나려는 창녀 마리아가 예수의 사랑으로 성녀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있다. 강효성의 여우주연상을 포함해 ‘뮤지컬 대상’서 최우수 작품, 극본(유혜경), 음악(차경찬) 등 주요상을 휩쓴 올 최고의 화제작이다.

소극장을 벗어나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무대 크기에 맞게 대본을 다시 쓰고 곡들을 추가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미스 사이공’의 킴역 등을 맡았던 이소정이 강효성과 함께 마리아 역에 캐스팅돼 무게를 더한다. "번안물과 외국 수입물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뮤지컬의 현실이 서글프다"는 이소정은 미국 디즈니사의 뮤지컬 ‘알라딘’의 재스민 역 전속계약을 파기하면서까지 합류를 결정했다. 강효성의 마리아 연기를 보고 감동을 받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우리 언어로 된 뮤지컬들이 많이 나올 때가 되었어요. 창작뮤지컬이 많이 만들어지다 보면 관객들도 번안물의 미약함을 알게 될 거에요. ‘마리아 마리아’는 해외진출 가능성이 밝아요. 아마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면 미국 사람들 눈에 확 띌 겁니다."

연일 이어지는 강도 높은 연습때문인지 이소정은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5년만의 국내무대라는 낯섦과 초연이 이끌어낸 갈채가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그럼 무대에 오르기 전인 지난해 4월부터 마리아로서 2년 가까이 살아 온 강효성은 어떨까. 그녀 역시 "그동안 이룬 성과와 넓어진 무대가 부담스럽고, 마음이 조급"하기는 마찬가지. 머리를 자르지 않고 8년간 한 작품(‘블루 사이공’)에 몰두하고, 위장병을 얻을 정도로 자신에게 채찍질 하는 그녀의 프로 근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상이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큰 형벌로도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감정에 충실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녀였다가 성녀로 변신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 연기하는 재미가 있다는 강효성. 마리아는 보통 역할이 아니라는 이소정. 그들이 이번 작품에서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작품의 궁극적인 주제는 사랑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지극함이 제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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