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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92> 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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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92> 크리스마스 캐럴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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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년 12월17일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중편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초판이 런던에서 출간됐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 ‘데이비드 코퍼필드' ‘어려운 시절' ‘두 도시 이야기' ‘막대한 유산' 같은 작품으로 자신이 활동하던 빅토리아조에서부터 지금까지 넓은 층의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인기 작가지만, 그의 숱한 ‘히트작' 가운데서도 대중에게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이 ‘크리스마스 캐럴'일 것이다.1843년 이후 해마다 발표된 다섯 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시리즈 첫 작품인 ‘크리스마스 캐럴'은, 잘 알려져 있듯, 주인공인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 옛 동업자 마레의 유령을 만나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본 뒤 너그러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어떤 계기를 통한 ‘마음의 변화'(change of heart)나 착한 심성의 힘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디킨스의 이른바 ‘크리스마스 철학'을 전형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소설 자체로도 널리 읽히고 있을 뿐 아니라, 연극·뮤지컬·영화·만화·동화 따위로 각색돼 크리스마스 시즌의 단골 오락물로 소비되고 있다. 1960년대에 한국 작가 최인훈은 당대 이념과 풍속의 엇갈림을 가족사진의 풍경으로 형상화한 자신의 연작소설에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제목을 붙인 바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 가운데 전세계에 가장 널리 보급된 노래는 아마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일 것이다. 1818년 오스트리아 교회음악가 프란츠 그루버가 작곡하고 요제프 모르 신부가 가사를 붙인 이 노래는 그 뒤 여러 언어로 번역돼 세계 구석구석에 퍼졌고, 기독교인들만이 아니라 딴 종교 신봉자나 비신자(非信者)들도 즐겨 부르고 있다. 앞으로 일주일 남짓동안에도 이 노래는 원래의 독일어 가사로만이 아니라 각양각색의 수많은 언어로 이 행성에 울려 퍼질 것이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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