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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失業 내년은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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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失業 내년은 더 심하다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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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A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모(26)씨가 올 한해 작성한 이력서는 모두 80통. 온라인으로 60회, 우편접수로 20회씩 원서를 보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실제 면접을 본 곳은 단 두 곳 뿐이었다. 이씨는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내년 2월 서울 D대학을 졸업하게 될 김모(27)씨도 올 한해 100통이 넘는 원서를 보내고도 취업에 실패해 해외취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대학 졸업자들이 졸업과 동시에 쓰라린 좌절을 반복하고 있다. 사회 첫 출발서부터 낙오자가 되는 셈이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청년실업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채용전문업체 잡링크가 올 2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2,27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일자리를 구한 사람들은 64.5%로, 10명 중 6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중 37.4%는 비 정규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했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자 1,894명 중에는 21.6%만이 취업했을 뿐이다.

취업자들이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제출한 입사지원 횟수만도 평균 26.3회였으며, 40회 이상 이력서를 썼던 사람들도 29.2%에 달했다. 면접 횟수는 평균 5.8회였고, 10회 이상 면접을 치른 경우도 23.1%나 됐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 1인 당 평균 26군데에 원서를 제출하고 6개 기업에서 면접을 본 다음에야 취직할 수 있었다.

그래도 취직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자는 36만 명으로 한 달 사이 5,000명이나 늘어났다. 청년실업률은 6월 7.8%를 기록한 이후 7월 7.6%, 8월 7.3%, 9월 6.7%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나 10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해 청년층의 구직난이 다시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년 취업 전망이 올해보다 더 암울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내년 성장률이 4%내외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고 최악의 경우 2%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일자리는 10만개가 줄어든다.

코리아 리크루트가 이날 주요기업 27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상반기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19.6%에 불과했다. 25.1%는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고, 55.4%는 "채용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리크루트 이정주 대표는 "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고용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며 "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전망" 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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