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증권사들도 투자자 자산을 종합 관리하는 신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은행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신탁업을 둘러싸고 은행과 증권사간 영역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증권사들의 유료정보 제공, 부동산 투자자문 등이 자유로워지며, 장외 파생금융상품업 겸업을 위한 자본금 기준이 폐지되는 등 규제가 대폭 완화돼 증권사의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재정경제부는 16일 국내 증권사를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의 신탁업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내년 상반기중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신탁업 겸영 허용 = 재경부가 마련한 ‘증권산업 규제완화 방안’에 따르면 현재 은행 보험 종합금융사에 대해서만 허용하던 신탁업을 일정 자격을 갖춘 증권사에도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지금까지 증권사가 위탁매매업에 치중해 수익구조가 매년 악화하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중개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만, 신탁업을 하려는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250억원(금전신탁) 또는 100억원(재산신탁) 등 신탁업법상 인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신탁업이 허용되면 증권사들도 특정금전신탁을 비롯해 유가증권이나 금전채권 등의 재산신탁, 퇴직연금의 자산관리업무 등을 할 수 있다. 또 현재 증권사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의 임대업만 할 수 있었으나, 내년부터 투자은행 업무과정에서 부동산 자문이 필요할 경우 이를 부수업무로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현재 이메일이나 간행물 등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투자관련 정보도 내년부터 수익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 업무영역 확대 = 유가증권의 범위가 확대돼 성장성 높은 첨단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되는 등 증권사들의 업무영역이 넓어진다. 먼저 최근 출현하고 있는 네티즌 펀드 등 상법상 익명조합 형태의 출자지분과 유한회사 합자회사의 출자지분도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현행법상 유가증권신고서에 의한 발행공시 등을 하지 않았던 네티즌 펀드도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유가증권과 파생금융계약이 결합된 파생결합증권도 유가증권에 포함돼 발행공시, 상장 때 유통공시 등을 의무적으로 하게 돼 투자자 보호 기능이 한층 강화된다. 이와 함께 현재 3,0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에만 허용하던 장외파생금융상품의 겸업 제한이 사라지는 동시에 신용파생금융상품의 거래도 새로 허용된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새로 추가되는 증권사의 업무범위
◇매매·중개·인수 업무
-파생결합증권(워런트, ELS 포함)
-유한·합자회사, 익명조합의 출자지분
◇겸영업무
-장외 파생금융거래
-신탁업
◇부수업무
-비보유 부동산 임대·중개·자문
-유가증권 등 분석정보 판매
◆증권사 진입·영업규제 완화
-장외 파생금융상품 인가조건 중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조건 삭제
-투자일임업·자문업 수수료 규제 삭제
-부수업무 개시 때 금감위 사전통보 의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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