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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市場과 대화하는 美F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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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市場과 대화하는 美FRB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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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4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하면서 시장에 ‘연말선물’ 하나를 안겨줬다. FOMC 의사록(Minutes) 공개시기를 ‘회의 3주 후’로 대폭 앞당긴 것이다.의사록은 FOMC회의 보고·발언내용을 정리한 자료다. 실명은 나오지 않지만 의사록을 보면 경제상황과 금리정책방향에 관한 FOMC멤버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월가에선 "금리예측을 위해서라면 그린스펀의 표정까지 살펴야 하는 마당에 의사록 같은 중요정보를 빨리 접할 수 있어 이야말로 환영할만한 일"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의사록 조기공개에는 FRB가 시장과 더 많은 ‘대화’를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의사록은 5~6주가 지나야(정확하게는 다음 번 FOMC후 목요일) 공개됐는데, 이 과정에서 종종 시장이 FRB의중을 잘못 판단해 큰 시장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의사록이 일찍 공개되면 시장은 FRB 메시지를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정보 부재나 오해로 인한 혼선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공개된다. 그러나 FRB처럼 몇 주가 아니라 3개월반~4개월이 지나서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시장에게 넉 달 전 얘기를 금리예측정보로 쓰라는 것은 유효기간이 끝난 음식을 먹으라고 던져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통위와 한국은행도 민망했던지 의사록 공개시기를 한 두 달 앞당기자는 얘기를 계속 해왔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시장은 통화당국과 더 많은 대화를 원하고 있다. ‘비밀의 사원’ ‘모호함의 극치’로 불리는 FRB조차 그 방향으로 가는데, 한은 금통위는 시장과 더 멀어지는 느낌이다.

이성철 경제과학부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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