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데이콤을 제치고 초고속인터넷 3위 업체 두루넷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IT)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초고속인터넷 시장구도가 재편되는 것은 물론, 향후 전체 통신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두루넷 매각 주관사인 삼성KPMG는 15일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 매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번 입찰에서 4,900억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하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405만 명으로 증가, 점유율이 23.4%에서 34.3%로 높아져 KT(51.1%)와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전화(VoIP) 사업과 차세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소득이다. 휴대인터넷은 이동 중에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유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이 탄탄한 사업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경영진과 협의해 영업력 강화와 시너지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는 통합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데이콤은 두루넷 인수 경쟁에서 탈락함으로써 통신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데이콤, LG텔레콤, 파워콤 등 LG그룹 통신3사는 10월 휴대인터넷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까지 두루넷 인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막판에 컨소시엄을 기존의 씨티그룹파이낸스프러덕츠(CFP)에서 메릴린치 홀딩스로 바꾸는 등 전략적 한계를 노출한 것이 탈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데이콤은 "파워콤과 연계해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등의 서비스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독자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이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11월 말 현재 1.7%에 불과해 가입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인수금액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내고 두루넷 세부실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15일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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