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개성공단 개발에 합의한 지 4년 4개월만인 15일 주방용기업체 리빙아트(회장 김석철)가 입주업체로는 처음으로 냄비세트를 생산했다. 남북 근로자들이 한 공장에서 일하며 물품을 생산하게 됨으로써 남북 경제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이날 생산된 냄비 1,000세트는 8톤 트럭에 실려 오후 2시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반출된 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특설매장에서 일반인에게 판매됐다.★관련기사 A3면
취임 후 처음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개성공단 첫 제품 생산 기념식에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6개월여 정체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대화재개를 촉구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남북화해협력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돌발변수가 발생했으며 북측 입장에서 보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이해한다"며 "정부는 남북협력의 본격 추진을 위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은 "남북이 힘을 합치는 가슴 뜨거운 현실을 볼 수 있게 된 것에 벅찬 감동을 느낀다"며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민족끼리 힘을 합쳐 공장 건설에 힘쓰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대됐던 남북 고위급 간의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북측은 실무 책임자급인 주 총국장만을 참석시키고, 주 총국장은 연설에서 정 장관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정 장관 연설 도중 자리를 뜨는 등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인상을 주었다.
개성=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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