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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경협 새시대 열었다/시범단지에 15개업체 입주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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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경협 새시대 열었다/시범단지에 15개업체 입주예정

입력
2004.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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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개성공단 개발에 합의한 지 4년4개월 만인 15일 첫 제품인 냄비가 생산됐다. 이는 단순한 냄비가 아니라 개성공단의 본격적인 가동, 남북 경제협력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상징이었다.개성공단의 시작은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소떼 방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떼 방북은 금강산관광을 낳았고, 정 회장은 여세를 몰아 북한 아태평화위와 2000년 8월 개성 일대 2,000만평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 군부가 반발했고 개성공단 추진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표류를 거듭했다.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서 적극적인 개발을 지시하면서 북한 당국은 2002년 11월 개성공업지구법을 발표했으며 이후 2003년 6월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개발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공단에서는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13개 업체 중 8곳이 공장 건축을 진행 중이다. 북측 근로자 채용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채용은 북측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이 1.5배의 지원자를 추천하고, 남측 기업은 면접을 통해 직원을 최종 선발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시범단지 내 15개 업체에서 5,000여명의 북측 근로자가 남측 기업을 위해 일하게 된다.

현재 공단에는 우리은행 지점이 들어섰고, 남측 기업을 위한 병원, 편의점 등도 곧 입주한다. 남쪽 TV의 시청도 가능하다. 개성공단은 군사분계선 북쪽에 들어선 남한 사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급선무는 전략물자 반출과 원산지 표시 문제다. 개성공단이 아무리 성공적으로 가동돼 물건을 쏟아놓는다 해도 제품의 질과 판로가 확보돼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입주 예정업체 2곳은 아직 전략물자 심사가 끝나지 않아 공장 건축을 시작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시범업체 15곳을 가동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든 데 1단계 100만평에 250개 업체가 들어서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며 "미국과의 정치적 타결을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잡한 출입 절차, 열악한 인프라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북한 핵 문제이다. 이 문제가 지지 부진하면 개성공단은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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