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일(현지시각) 기준 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인플레 압력과 경기상황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점진적 인상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FRB의 금리인상은 6월말 이후 벌써 다섯번째다. FOMC에서 한번도 쉬지 않고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6개월 만에 1.25%포인트나 오르게 됐다.
FRB는 연말 대목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 ‘웬만해선 12월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금기마저 깨뜨렸다. 12월 금리인상은 1988년 이후 16년만이다.
월가는 FRB의 금리인상 퍼레이드가 내년에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총 1.25%포인트의 금리인상에도 불구, 인플레 압력은 소멸되지 않았고 경상수지 적자도 확대추세인 만큼 ‘점진적(measured) 금리인상’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다음 FOMC회의(2월)에서도 0.25%포인트 금리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미국채권시장협의회는 FRB가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 한국은? 금리에 관한 한 한국은 미국과 철저히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다. 미국의 연쇄 금리인상과 달리 한국은 기본적으로 하향기조다. 세계경제의 상승사이클에서 한국만 이탈, 국내 경기흐름 자체가 미국과 거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경제전망을 봐도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선택은 기껏해야 동결이지, 인상카드는 좀처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국내 콜금리는 3.25%다. 그러나 국내 콜금리는 동결 내지 추가인하되고, 미국금리는 인상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 하반기엔 양국의 기준금리가 2001년초 이후 처음으로 뒤집어질 공산이 크다.
◆ 돈 해외로 빠져나갈까? 양국 국채금리는 이미 역전된 상태다. 3년물은 한국 국고채가 미국 국채보다 약간 높지만, 5년물은 0.2%포인트, 10년물은 0.3%포인트 가량 미국이 높다. 금년초만해도 국고채 수익률이 미국국채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지만, 국내금리의 하락세와 미국금리의 인상행진이 맞물리면서 상하가 뒤바뀌었다.
돈은 수익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금리의 ‘외고내저(外高內低)’ 현상은 투자처를 잃은 국내자산의 해외투자(유출)를 촉발시킨다. 올들어 10월말까지 내국인 해외채권투자액은 43억1,000만달러로 2002~03년 2년간의 투자액(37억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비록 달러가치 약세로 인한 환리스크가 남아있지만, 내외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자본유출도 한층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도 "저금리 정책이 실물경제 외에 금융시장내 자금흐름, 특히 돈의 해외유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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