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어깨를 함께 한 채 민주화투쟁에 앞장 섰던 두 친구가 ‘이철우 의원 논란’과 관련, 날카롭게 대립했다. 당사자는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한나라당 심재철(오른쪽 사진) 의원과 당시 총학생회 간부였던 우리당 유기홍(왼쪽) 의원이다. 두 사람은 서로가 인정하는 ‘25년 지기’ 대학 동기다.유 의원은 13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전날 심 의원이 이철우 의원을 비난한 데 대해 "과거 고문 피해자이기도 한 심 의원이 이 의원은 고문 받지 않았다고 단언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필요성에 대해 금시초문인 것처럼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가롯유다’ ‘공안검사’ ‘더러운 행렬’ 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 ‘친구’를 맹비난했다.
이에 심 의원도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싣고 대응했다. 표현은 친구에게 띄우는 편지였지만 내용은 역시 신랄했다. 그는 "유신정권 신군부 세력에 대항해 싸웠을지언정 주체사상을 논하거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은 저버린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친구를 주사파였던 자당 국회의원과 비교해 뭇매질하는 모습이 우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울타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보호하기 위해 친구를 저버릴 만큼 또 다른 삶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틀기도 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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