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박천웅 상무(사진)는 1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경제성장률이 3.8%로 낮아지고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겪겠지만, 증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로 1,020포인트를 제시했다.모건스탠리는 이날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내수 지표들이 추가로 하락하고 있다"며 "내수가 수출 둔화를 보충해 주지 못할 경우 내년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올해 4.4%에서 내년 3.8%, 2006년 3.5%로 떨어지고, 내년과 2006년의 원·달러 환율 평균치는 각각 991원과 997원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박 상무는 "내년에도 우울한 경기전망이 이어지겠지만, 증시만은 역경을 뚫고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당 증가와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가 지속되는 반면, 채권 금리는 계속 떨어져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기금의 주식투자와 적립식 펀드, 변액보험 등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수급도 호전될 전망이다.
이밖에 북핵 협상이 평화적으로 진전되고, 집단소송제 도입으로 회계 부정이나 지배구조 문제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줄어들면서 증시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상무는 내년 상승장에서 주목할 만한 주식으로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를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와 순이익의 관계를 예로 들면서, "IT주는 전형적인 경기 순환주인데, 경기 악화로 순이익이 줄었을 때 주가는 오히려 이후 업황 호전을 선반영해 오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국내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등장한 외국인 매도세와 관련,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보유 비중을 43%까지 높인 뒤 최근 이 중 0.5% 정도를 팔았다"면서 "IT경기 둔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보이며, 1분기부터는 저가 매수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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