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랠리는 완전 실종된 것인가, 아니면 반등의 가능성이 남아있나.이달 들어 14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단 3일만 상승했을 뿐 줄곧 하락하자, 증권가에는 연말랠리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연말까지는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외국인이 당분간 매수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연말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연말랠리란 각 기업의 연말배당 등을 노린 투자가 늘면서 12월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1997년 이후 지금까지 거래소시장의 전달 말 대비 12월 지수 등락을 살펴보면 상승 4회, 하락 4회로 국내 증시에서는 뚜렷한 연말랠리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연말랠리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은 우선 12월 주가 약세의 주범인 외국인 매도세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수급 호전론’에 근거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줄곧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거래소시장에서만 1조4,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가장 큰 순매도 규모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이용해 환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외국인은 과거에도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질수록 환차익 실현 욕구보다는 배당 포기에 따른 손실이 커지기 마련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수 800선에 다가갈수록 외국인의 주식처분에 따른 이익보다 연말 배당을 포기해야 하는 기회손실이 더 커진다"면서 "앞으로 외국인의 매도강도가 약해지고 동시에 새로운 저가 매수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근거는 대외여건의 개선이다. 원·달러 환율이 바닥선에 도달한데다 연말까지 강보합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환율하락으로 단기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기술주와 수출주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포스코가 이미 단기 반등영역에 들어섰고, 환율안정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상승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증시의 연말랠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도 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72년 말 패턴과 유사한데, 당시에도 닉슨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2개월간 랠리가 지속됐다. 당시 상승률을 감안하면 향후 S&P500 지수는 3%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역시 앞으로 배럴 당 38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대우증권 김 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지수 하락세는 830선에서 마무리되고, 뒤늦은 연말랠리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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