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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베리아 송유관 태평양루트 확정/한국, 에너지 안보 ‘새 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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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베리아 송유관 태평양루트 확정/한국, 에너지 안보 ‘새 길’ 확보

입력
2004.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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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잠재 매장량을 자랑하는 시베리아 석유를 극동 지역으로 운송하는 주요 루트가 타이셰트-페레보즈나야 노선으로 확정되면 우리 경제는 물론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태평양 루트가 석유 수송의 간선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한 일본은 러시아의 새 가스전 및 유전 개발 등에도 발언권을 키우게 됐다.정부와 관련 업계는 그동안 내부적으로는 시베리아 송유관 루트가 중국의 다칭(大慶)을 거쳐 만주 다롄(大連)으로 이어지는 ‘중국 루트’로 결정될 경우 급증하는 중국의 석유수요 때문에 우리나라가 시베리아 석유를 거의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하지만 태평양 루트가 완성되면 이곳을 통해 하루 100만 배럴의 시베리아?석유가 한국과 일본, 중국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여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동북아 지역 석유 수요의 7%가량 되는 규모다. 이와 함께 러시아 페레보즈나야에서 국내로 석유를 수송하는데 2, 3일 밖에 걸리지 않아 현재 20~30일 걸리는 중동산에 비해 수송비도 훨씬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태평양 루트는 그동안 송유관 시설이 없어 개발이 지연돼 온 동시베리아 유전 개발을 촉진시켜 우리나라의 동시베리아 유전개발 참여 기회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우리나라가 석유의 중동 의존형 구조에서 탈피, 공급처 다변화를 이루게 됨을 의미한다.

또 나홋카를 통해 북한을 거쳐 한국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건설 구상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석유공사 이준범 조사연구팀장은 "태평양 루트 결정은 동시베리아 유전 개발의 기본전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송유관 간선 확정은 시베리아 에너지 쟁탈전의 서전(緖戰)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러시아는 태평양 루트의 중간인 아무르주에서 중국 다칭에 이르는 지선(枝線)을 우선 건설하는 2단계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석유 마케팅에 참가하고 있는 영국석유(BP)측도 우리 정부에 "중국-서해-평택 가스관 연결 계획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러시아는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의 에너지 시장은 물론, 국제 전략상의 대중국 관계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년 전 중국 라인을 유보하는 결단을 내렸듯이 중국 지선 라인의 우선 착공 등으로 일본을 코너로 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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