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는 아무래도 회식이 잦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평소 잘 관리해온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다. 과음도 문제려니와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게 되면 가뜩이나 곤혹스러운 배와 옆구리 둘레가 더 불어나고, 숨은 더욱 가빠지게 된다. 비록 빠질 수 없는 모임에 가더라도 식사와 술을 적절히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혹 고량진미(膏粱珍味)를 앞에 놓고 ‘과음과식을 하지 않을까’하고 불안한 사람은 자리에 앉기 전에 잠시 은밀한 곳을 찾아가서 ‘금계후각’이라는 기공을 잠시 해보자.
이 동작은 비장(脾臟)과 위(胃)를 다스리고 식욕을 억제해서 과식하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불가피하게 과음이나 과식을 했을 경우에도 이 동작을 잠시 하면 소화를 돕고 취기를 가시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선 자세에서 왼 발을 들어서 발목을 편 채 오른발 뒤쪽 오금 부위에 놓고(대지 말고 살짝 뗀다), 오른발은 무릎을 최대한 굽힌다.
두 손은 가슴 앞에서 원을 그리며 교차한 후에 오른손은 손끝이 위를 향하게 해서 앞으로 뻗고, 왼손은 가슴 앞에 놓는다. 시선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끝에 집중하고, 상체는 약간 앞으로 숙인다(사진).
이 자세로 고요하게 호흡을 조절하며 천천히 열까지 수를 센다. 그리고 나서 발을 바꾸어 이번에는 오른발을 든 후 같은 자세로 다시 한번 수련한다.
평소 피로감이 있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마다 수시로 금계후각을 수련하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과음 한 다음날 이 수련을 하면 숙취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피곤하고 힘든 한 해를 보내는 마당에 몸까지 축난다면 아무래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어렵다. 내 건강은 오직 내가 수시로 지키는 것이지, 누가 거저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틈틈이 기공으로 몸과 마음을 지키자.
모임에 가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너무 방심해서는 곤란하다. 언제나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 심신의 균형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이명복 경기대 대체의학대학원 외래교수·한국기문화원장 gy@gyc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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