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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이는 고3교실/"어느 대학 지원할지…"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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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이는 고3교실/"어느 대학 지원할지…" 당황

입력
2004.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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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수험생들에게 수능 성적표가 배부되자 일선 고교 3학년 교실은 일제히 술렁거렸다. 가채점 결과를 놓고 나름대로 예상했던 것과 실제와의 차이가 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대학별로 영역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혼용하거나 표준점수만 반영하는 학교, 백분위만 반영하는 학교 등 입시전형이 제 각각인데다 처음으로 도입된 표준점수에 대한 기준이 될만한 자료가 없어 진학지도 교사들조차 갈팡질팡했다.상위권 학생인 서울 영동고 3학년 김모(18)군은 "성적표만 보고 어떻게 지원학교를 정해야 할지 답답하다"며 "전체적으로 나의 성적이 어느 수준에 속한 것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된다"고 불평했다. 서울 휘문고 최모(18)군도 "선생님들과 상담하고 학원에서 내놓은 배치표 등을 참고하겠지만 쉽게 감이 오지 않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표준점수에 따른 등급 적용 방식을 처음 접하다 보니 예상과 다른 결과에 놀라는 학생들도 많았다. 관악고 이모(18)군은 "한국지리에서 불과 몇 문제 틀리지 않았는데 7등급을 받아 황당했다"며 "이건 시험이 아니라 얼마나 실수를 하는 가를 체크하는 실험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학교 최모(18)군도 "사회탐구 과목 중 평소 1~2개 정도 틀리던 과목에서 2개 정도를 더 틀렸더니 두개 등급이나 내려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화여고 김모(18) 양은 "내가 잘 치른 과목은 남들도 잘보고 내가 많이 틀린 과목은 다른 학생들도 비교적 잘못 치른 것 같아 수능 결과만 갖고는 변별력이 없을 것 같다"며 "결국 대입 전형에서 논술이나 면접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 시행된 제도 탓에 축적된 입시자료와 경험이 전무해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도 부담이 커졌다. 단대부고 홍성수 교사는 "이번 수능은 일선 고교에서 선택과목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표준점수제를 시행해 불이익을 보는 학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입시에서는 특히 학생 별로 장시간 상담이 필요해 교사의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원외고의 이경만 3학년 부장 교사는 "표준점수제의 기본 바탕은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인데 일부 선택과목이 너무 쉽게 나와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높은 원 점수에도 불구하고 전체 성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분명히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특히 아랍어 같은 외국어 선택과목은 응시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탓에 표준점수를 내는 것 자체도 어려워져 수능을 불신하는 풍조가 생겨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대구 영남고 서이교 진로상담부장 교사는 "그동안 입시설명회 등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최대한 모았지만 그래도 실제 대학선택은 뜬구름 잡는 식이 될 것"이라며 "전국의 모든 학교가 비슷한 상황이어서 통상 합격선이 높은 학과가 예상 외로 낮아지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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