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새벽에 이곳에 주차 되어 있는 코란도를 박고 도망간 싸가지 없는 XX놈을 목격하신 분 연락 좀 주세요. 후사하겠습니다. 잡히면 돈 필요 없고, 디졌어.’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엽기적인 광고내용이다.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산 다음 주차장으로 돌아왔을 때, 옆에 서 있던 자동차가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며 문짝을 박거나 전조등을 깨뜨려놓고 나갈 때가 있다. 그렇게 해놓고도 자동차 앞 유리나 문틈 어디에서도 가해차량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가 없다. 이럴 때 누구나 열을 받는다. 저런 광고 하나 써 붙이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 어릴 땐 현수막 광고가 선거철과 입시 철에만 있었다. 아, 그 중소도시의 어느 수재가 아주 붙기 어려운 국가시험에 붙었을 때에도 읍내 중앙통에 그 지역 고등학교 동문 일동이 내건 현수막 광고가 있었다. 그걸 쳐다보며 까닭 없이 소년의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저렇게 화가 나는 일을 당했을 때에도, 애완견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그 애완견의 사진과 함께 현수막 광고를 내건다. 길 위의 표정도 세월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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