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단지공단의 입지여건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기술개발구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가 임금은 9배, 토지가격은 3.6배, 법인세는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발표한 ‘한·중 산업단지 경쟁력 비교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입지여건에서 우리나라 산업단지공단이 경제개발구보다 유리한 것은 총 7개 조사항목 중 전기요금(중국대비 57%), 가스요금(88%) 뿐이었으며 공업용수 처리비용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KOTRA에 용역을 의뢰, 현지 실사를 통해 산업단지공단과 경제개발구 각 30곳의 평균치를 산정해 비교했다.
임금의 경우 중국의 국가급 경제개발구 평균임금은 15만6,000원 수준으로 국내 산업단지공단의 일반 근로자 평균임금 141만5,000원의 9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연구개발이 중심인 대덕연구단지의 월 평균임금은 250만원으로, 비슷한 성격의 중국 중관춘(中關村) 과기원구 임금 23만3,000원의 10.7배에 달했다. 서울·경인과 베이징·톈진 등 양국 수도권 지역 임금에서는 중국 21만1,000원, 한국 이 145만4,000원으로 6.9배 차이를 보였다.
토지구입가격에서는 산업단지공단이 1㎡당 14만7,000원, 경제개발구는 4만740원으로 3.6배 차이를 보였다. 국내에서 비싼 지역에 속하는 서울디지털 국가산업단지공단의 토지구입가는 102만원이었으며, 중국에서 고가에 해당하는 중관춘은 11만5,500원이었다.
법인세의 경우 한국은 27%에 달하지만 중국은 경제개발구를 비롯한 외자유치지역에 입주하는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15%만 적용하고 있어 한국이 1.8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국은 국내기업에 33%를 부과하는데 대한 역차별 논란이 거세 단일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24~25%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수처리비의 경우 산업단지공단이 1톤당 262.8원으로 경제개발구(110.7원)의 2.4배에 달했다. 그러나 산업용 전기요금은 산업단지공단이 1kwh당 44.6원으로 경제개발구(77.1원)의 57%, 산업용 가스요금은 1㎥당 405.4원으로 경제개발구(457.1원)의 8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업용수 비용은 중국 경제개발구가 292.8원, 한국 산업단지공단은 292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중간재와 자본재 산업을 중심으로 지식·기술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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