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공모주 청약 시장에 최근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한서제약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4배나 뛰어오르는 등 최근 공모를 통해 신규 입성한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상당히 높게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지난달 8일 1,400원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한서제약이다. 13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무려 442%나 급등한 7,590원. 공모가 자체가 워낙 낮게 산정되기도 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증시를 달군 ‘제약주 테마’의 덕을 톡톡히 봤다. 2,200원에 공모해 한서제약과 같은 지난달 19일 매매 거래를 시작한 토비스는 13일 2,760원으로 마감, 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지난 주말 첫 거래를 시작한 텔레칩스의 수익률도 복권 부럽지 않다. 시초가가 7,500원(공모가 4,700원)으로 결정되며 등록하자마자 59.57% 오른 데다 바로 상한가로 직행, 8,400원을 기록했다. 비록 차익물량이 쏟아진 13일 하한가로 추락했지만, 어쨌든 공모주 투자자들은 등록 하루 만에 78%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렇듯 최근 공모 기업들의 수익률이 양호하자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이달 초 청약을 실시한 텔레칩스와 대주전자재료의 경쟁률은 각각 325대 1과 120대 1을 기록했고, 지난 주 메가스터디와 케이에스피의 경쟁률은 각각 254대 1과 238대 1에 이르렀다. 특히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공모에는 증거금으로 9,54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8월 우량 부품업체 코아로직의 공모주 청약이 미달 사태를 기록한 데 비하면 대단한 변화다.
공모 예정 기업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14, 15일 공모 예정인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의 경우 시장지배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이 잇따르면서 증거금 총액만도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연말까지 미래컴퍼니 아이크래프트 손오공 등이 차례로 공모주 청약에 나서며, 내년 1월에는 비아이이엠티 인프라밸리 인터넷엠비씨 디이엔티 한창산업 등 5개 종목이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밖에 현재 코스닥 등록 승인을 받아 공모주 청약을 앞둔 기업도 16개나 된다. 이 중 저가 브랜드 ‘미샤’로 돌풍을 일으킨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 올 상반기에 40%가 넘는 순이익률을 기록한 이동통신장비업체 이노와이어리스 등은 공모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공모주 청약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부 기업의 경우 등록 첫날부터 하한가를 거듭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면서 "공모가와 적정 주가, 사업의 성장성 등을 면밀히 분석해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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