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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경인방송) 문닫나/사측, 노조파업 맞서 어제 직장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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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경인방송) 문닫나/사측, 노조파업 맞서 어제 직장폐쇄

입력
200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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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허가 탈락 위기에 처한 경인방송(iTV)이 노조의 장기파업에 맞서 13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21일 방송위원회의 재허가추천 여부 최종결정을 앞두고 대주주와 노조, 사측의 대립이 이처럼 최악으로 치달아 방송사상 초유의 재허가 거부사태가 우려된다.iTV는 12일 밤 11시께 용역업체 직원 100여명을 동원, 노조원들의 회사 출입을 막고 13일 0시를 기해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파업 중인 노조원들에게 는 14일 오후 6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징계 및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iTV는 지난달 9일부터 계속된 노조의 파업으로 뉴스를 비롯한 정규 프로그램 제작이 전면 중단돼 재방송과 외주제작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내보내고 있다.

iTV가 직장폐쇄란 극약처방을 한 것은 2대주주 대한제당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파업을 이유로 추가 투자를 거부, 10일 청문에서도 증자 등 회생계획을 내놓지 못함에 따라 재허가 추천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13일 박광순 사장직무대행(전무) 명의로 낸 호소문에서도 밝혔듯이, 일단 파업을 풀고 방송을 정상화한 뒤 주주들로부터 추가투자의향서를 받아내 방송위에 선처를 호소하는 것이 회생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회사측 주장이다.

그러나 노조의 태도는 강경하다. 이훈기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이 13일 오전 노조와 만나 사태 해결책을 논의하기로 약속하고도 밤 사이 기습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면서 "대주주나 경영진이 더 이상 방송사를 운영할 자격과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14일 오전 11시 인천 학익동 iTV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와 연계해 ‘공익적 민영방송’을 위한 ‘제2창사위원회’ 구성에 나설 예정이다.

1997년 10월 출범한 iTV는 SBS의 계열화한 다른 지역민방과 달리 100% 자체 편성과 자체 제작으로 주목 받았으나, 협소한 권역(인천, 경기)으로 인한 광고 부진, IMF 사태 등이 겹치며 줄곧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노조는 동양제철화학이 7년간 사옥 임대료 250억원을 꼬박꼬박 챙기면서도 투자는 기피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결국 공익재단 설립과 사장공모추천제 도입 등을 통한 ‘공익적 민영방송’ 전환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나, 동양제철화학이 협상을 거부하고 재허가 심사에서도 이렇다 할 자구책을 내놓지 않자 대주주 퇴진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재허가 추천 거부를 감수하더라도, 현 대주주와 경영진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송위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원칙대로라면 재허가 추천을 거부할 수밖에 없지만, 방송법상 재허가 추천거부 이후 절차가 미비한데다 방송 중단에 따른 해당 지역주민의 시청권 침해 등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최종 결정에 앞서 14일 iTV 노조를 대상으로 의견청취를 할 예정이지만,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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