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3일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합의하면 한반도의 현 정전협정을 다자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5면
켈리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미 국무부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에 어떤 종류의 안전보장이 필요한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켈리 차관보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대북 안전보장 방안 수용 방침을 피력한 이후 가장 진전된 대북 협상안으로 해석된다.
켈리 차관보는 또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체제와 관련, "김 위원장을 미친 사람 취급하거나, 북한이 곧 붕괴할 것으로 보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라면서 "북한은 김정일 체제 하에서 체제의 변환(Transform)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나름대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이성적(Rational) 리더십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다른 길을 통해 삶의 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던 독특하고 이성적인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핵 무기를 보유하거나 보유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미국)는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는 매우 정밀한 운반수단이 필요하며, 6개가 있든 12개가 있든 추상적 의미의 핵무기는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상적 상황을 두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혀 북한의 핵 실험이 대북정책의 레드라인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워싱턴=오영진기자 oh@korea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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