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자금을 동원해 ‘뻥튀기 증자’를 하고 증자대금을 빼내 주가 조작까지 한 코스닥 업체 대표가 결국 사채에 발목이 빠져 쇠고랑을 차게 됐다.코스닥 등록업체 동방라이텍 전 대표 이모(37)씨는 코스닥 침체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가 어렵자 올 6월 보통주 800만주(93억6,000만원)를 일반 공모하면서 사채업자 조씨 등 2명으로부터 증자대금 전액을 끌어왔다.
조씨 등이 공모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주금을 납입하면 다음날 ‘꺾기’ 형식으로 곧바로 납입액의 50%를 돌려주고, 여기에 선이자조로 10%까지 얹어 주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해서 증자 목표는 달성했지만, 회사로 들어온 돈은 증자대금의 40%뿐이었고 나머지 60%는 고스란히 사채업자 2명이 다시 챙겨갔다. 사채업자는 증자대금의 40%만 투자하고 100%의 주식을 확보한 것이다.
이씨는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 조씨 등이 언제 주식을 내다 팔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회삿돈을 횡령해 주식 시세조종에 나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주가조작마저 실패하자 사채업자들이 보유주식을 대량 매도했고, 이로 인해 일반 공모 때 액면가 500원이었던 이 회사 주식은 100원대로 급락했다. 장부에만 존재하는 증자대금의 60%와 이씨가 시세조종을 위해 횡령한 10억원의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와, 증자 성공소식에 현혹돼 뒤늦게 투자에 나선 소액투자자에게 돌아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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