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갖고자 할 때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가난의 정신입니다."강원 산골 오두막에 칩거하고 있는 법정(法頂) 스님이 12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창건 7주년 기념법회에서 청빈(淸貧)에 관한 법문을 했다.
스님은"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불황이라고들 얘기한다"면서 "어려운 때일수록 진정한 가난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면서 "‘맑은 가난’이란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많이 가질수록 행복할까요. 20, 30년 전 우리는 연탄 몇 장과 쌀 몇 되밖에 가진 것이 없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삶의 질은 물질적인 부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은 전세계에서 매일 3만5,000명이 굶어죽고, 10억 명 정도가 하루 1달러로 연명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웃을 먼저 돌아보자고 당부하고 "사람들은 대개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어가길 바라지만 생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지난해 12월 길상사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회주(會主) 자리에서 물러나 한해 두 차례씩 법문만 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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