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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상 수상 노희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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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상 수상 노희경씨

입력
2004.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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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되겠다고 드라마작가교육원 들락거릴 때 죽기 전에 이 상 받아보고 싶었는데…. 선·후배님들 감사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10일 열린 제17회 한국방송작가상 시상식, 죽도록 서로를 사랑하기에 미치도록 싸우고, 아파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징글맞게 풀어낸 ‘꽃보다 아름다워’로 드라마부분에서 상을 탄 노희경(38·사진) 작가의 소감은 짧았다."‘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가족’은 무조건 신성하다고 말하진 않았어요. 일직선상에서 서로가 대등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면, 서로 끊임없이 충돌하고 깨지면서 이야기하고 결론에 도달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서로 이해할 수 없어요." 그는 자신의 ‘가족 투쟁론’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저요? 오늘 기분 나쁜 거 내일까지 넘기지 않으려고 가족들이랑 목숨 걸고 싸워요. 그래서 예전엔 마음에 안 드는 거 90%였는데 지금은 95%가 맘에 들고 5%만 맘에 안 들어요. 그 5%를 못 견뎌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꽃보다 아름다워’ 쓰면서 체력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로 한계를 느꼈다"는 그는 요즘 50대 부부 두 쌍의 이야기를 그린 KBS 창사특집극 ‘유행가가 되리’(가제)를 쓰고 있다. "자식들은 출가하고 회사에서도 밀려나고 50대가 가장 소외 받고 제일 약한 세대인 것 같아요. 그냥 자식들이나 형제 이야기 빼고 오롯이 ‘내가 왜 살았나 또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하는 그들 자체의 존재 이유에만 포커스를 맞출 거에요. 그들의 내면을 정면으로 파고 들되 빠르고 코믹하게 그리려니 머리에서 쥐가 나요."

따져보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봉제공장 시다(보조원), 포장마차 주인, 출판사 직원을 거쳐 1995년 MBC 베스트극장 ‘세리와 수지’로 데뷔한 그는 쉽지 않은 사랑, 고단하고 가슴 먹먹한 삶을 주로 그려왔다. 그것은 "먹고 살게 해주고, 칭찬도 해주는 이 일(드라마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경배의식이고 0.1%라도 세상을 위해서 뭔가 해보겠다는 1%의 양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결코 평범한 것은 없다. 평범함 속에 수많은 사연이 있다지 않느냐, 왜 인생을 대강 보고 디테일하게 들여다보지 않느냐?"고 세상 사람들과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온 한 작가의 긴 여정이기도 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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