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출시된 르노삼성차의 고급 세단 SM7(사진)이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SM7의 ‘틈새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본 닛산 티아나를 기본 모델로 해 국내에서 생산된 SM7이 국산과 수입차의 경계에 선 고객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12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SM7의 계약고는 9,012대를 기록, 1만대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달 배기량 2,000㏄ 이상 자동차 판매량이 6,889대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박’이라는 게 르노삼성차의 주장이다. 통상 12월엔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 업계의 관행을 깨고 나온 차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초기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SM7의 인기 비결은 먼저 다른 일본 수입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성향 및 구매 동기 등을 종합해본 결과 SM시리즈 기존 고객은 물론 도요타 렉서스나 혼다 어코드를 사려다 SM7으로 마음을 바꾼 고객이 적지 않다"며 "SM7이 수입차에 버금가는 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장착, 수입차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계약된 SM7 가운데 2,300㏄와 3,500㏄의 비율이 6대4라는 사실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해 준다. 당초 르노삼성측은 2,300㏄와 3,500㏄의 비율을 8대2 정도로 내다봤다. 이는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기량이 3,000~4,000㏄라는 점에서 수입차 고객의 기여가 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실제 SM7은 수입차에서만 볼 수 있던 각종 고급 사양들을 제공한다. 차량 각 부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빙판길이나 돌발 상황 발생시에도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전복되는 걸 막아주는 차량 자세제어 시스템(VDC)이 기본 장착됐다.
또 카드만으로 키 없이 작동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카드 시스템 ▦ 도로와 주변 상황을 볼 수 있는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한 DVD 네비게이션 ▦후진 때 자동으로 화면을 통해 차량 뒷부분을 볼 수 있는 리어 모니터링 시스템 ▦운전자에게 각종 주행 및 정비 정보를 제공하는 드라이브 컴퓨터 등 다양한 옵션이 적용됐다.
이밖에 자신에게 맞는 운전 자세를 저장한 후 버튼 조작만으로 최적의 운전 자세를 세팅할 수 있는 운전석 메모리 시스템, 뒷좌석 햇빛을 막아주는 리어 파워 선블라인드 등도 국산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편의 사양이다.
이러한 고급 사양들로 인해 SM7의 가격(2,440만~3,510만원)은 다른 국산차와 비교하면 꽤 높은 편이지만 수입차와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수입차는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SM7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SM7이 수입차 특히 일본차 킬러가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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