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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올해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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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올해의 단어

입력
2004.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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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의 관심은 온통 ‘욘사마-한류-겨울연가’에 쏠렸다. 아사히신문은 욘사마를 올해의 대표적인 유행어로 뽑았다. 스미토모생명이 공모한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에도 ‘사마’를 4개(‘욘’) 이어 붙여 배용준 열풍을 기발하게 표현한 욘사마가 뽑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히트상품은 한류였고, 겨울연가는 인터넷 검색사이트 인포시크 검색어 1위였다. 미국에서는 올해의 단어로 온라인 개인저널인 블로그(Blog)가 선정됐다. 미국의 대표적 사전 전문 출판사인 미리엄-웹스터가 발표한 10개에는 블로그 등 4개가 대선 관련이어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우리에게 올 한해를 가로지른 단어는 뭘까.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발표한 ‘2004년 최다 검색어’ 순위에서는 아르바이트와 로또가 1,2위를 차지했다. 취업도 8위에 올랐다. 불황의 깊은 그늘을 실감케 한다. 다른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 집계에서도 로또가 1위였다. 2,3위는 탄핵과 행정수도 이전이었다. 수능부정, 병역비리, 유영철, 헌법재판소, 관습헌법, 국가보안법, 성매매특별법, 고교등급제, 전공노, 자이툰, 김선일, 고속철도 등의 단어도 각종 인터넷 검색순위 상위에 들었다.

■ 대학 교수들이 몇 년 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했다. 지난해는 ‘우왕좌왕’이었고 그 전에는 ‘오리무중’이었다. 올해는 아직 결정이 안 됐다는데 이런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분오열, 골육상쟁, 아수라장, 만신창이, 이판사판, 이전투구, 좌충우돌, 아비규환, 견원지간, 갑론을박, 반목질시, 불구대천, 점입가경, 일촉즉발…. 돌이켜보면 2004년은 민생을 제쳐 놓고 정치싸움으로 허송세월 한 한해였다.

■ 닭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서조(瑞鳥)로 여겨져 왔다. 그러니 을유년(乙酉年)에는 좀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가져볼 일이다.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중략)…/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새 달력을 준비하며/조용히 말하렵니다/가라, 옛날이여/오라, 새날이여/나를 키우는데/모두가 필요한/고마운 시간들이여."(이해인의 ‘12월의 엽서’ 중에서)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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