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서프라이즈’가 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을 ‘엠바고(보도 제한)’ 시간을 어기고 보도했으나 청와대측은 별도 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안전 때문에 보도 제한 시간을 설정해놓고서 정작 이를 어긴 매체에 대해 청와대가 미적지근하게 대응하자 "친노(親盧) 매체는 봐주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측은 8일 새벽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자이툰부대 방문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날 오후 7시 이후에 보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하지만 노 대통령이 부대 방문을 마치고 쿠웨이트로 오기 위해 아르빌 공항을 이륙한 직후인 이날 오후 3시47분 데일리 서프라이즈는 ‘노 대통령 증발 5시간 궁금’이란 기사를 띄웠다. 이 기사에는 ‘노 대통령이 8일 오전 10시30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5시간 늦춰 오후 3시30분에 귀국했다. 노 대통령이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소문이란 표현으로 사실상 노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을 보도한 것이다. 이 기사는 국내에서 청와대가 보도 제한 시간을 공식 발표한 시점인 오후 4시쯤에 삭제됐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경위를 파악할 것이지만 자이툰부대 방문과 관련한 보안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은 "해당 매체에 보도 제한 요청을 하지 않았으므로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의성 여부를 떠나 이런 보도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재발 방지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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