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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생활자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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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생활자는 억울하다"

입력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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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지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득이 완전 노출되는 샐러리맨이 비슷한 수준의 자영업자보다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1.5~2배 가량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영업자 등이 포함된 지역의보 대상자들이 낸 국민건강 보험료는 1인당 20만2,500원에 불과한 반면, 봉급생활자 1인당 납부액은 그 2.06배인 41만7,700원에 달했다.

또 샐러리맨에게서 보험료를 징수하는 직장보험의 경우 매년 보험료를 올려 2001~2004년 연평균 수입 증가율이 26.7%에 달한 반면 의료비 지출액은 9.3%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01년 1조7,2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보험료 수입에서 지출을 뺀 흑자가 1조4,97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지역의보의 경우 2001~2004년 연평균 보험료 증가율은 6.8%에 그쳐 2001년 2조6,696억원이던 적자규모가 올해 3조5,82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정책처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지역의보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정부가 지원한 돈이 11조6,100억원에 달한다"며 만성적인 적자구조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샐러리맨은 자영업자에 비해 세금도 턱없이 많이 부담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 주요도시 1,700여 자영업자 가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연간 평균 지출액은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비액(2,831만원)보다 3.3% 많은 2,928만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성향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자영업자의 연 소득액은 3,751만원으로 샐러리맨보다 114만원 가량 많은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1년간 소득세와 공적연금 등 부담액은 225만원으로 근로자(274만원)보다 49만원(21%)이나 적었다.

올해 세금 징수도 마찬가지다. 샐러리맨의 근로소득세 납부액은 9조6,304억원으로 지난해(8조3,652억원)보다 15.1%나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주로 내는 사업소득세는 연초 1조1,06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000억원 가량 줄어든 1조242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봉급생활자들이 억울하게 필요 이상의 부담을 하지 않도록 자영업자 소득을 정확히 밝혀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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