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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사나이 박영석 북극점 재도전/ "새해엔 산악 그랜드슬램 꼭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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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사나이 박영석 북극점 재도전/ "새해엔 산악 그랜드슬램 꼭 선물"

입력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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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실패는 없습니다. 북극점에 반드시 태극기를 꽂아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달성하겠습니다."‘히말라야의 사나이’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동국대 산악부OB)씨가 전인미답의 ‘산악 그랜드슬램’ 기록 달성을 위해 북극점에 재도전한다.

‘산악 그랜드슬램’은 히말라야의 8,000m 이상 고봉 14좌, 7대륙 최고봉, 3극점(북극, 남극, 에베레스트)을 모두 정복하는 것으로 박씨는 올해 1월13일 남극점을 밟음으로써 북극점 한 곳만 남겨두고 있다. 박씨는 이미 지난해 3월 북극점 도전에 한차례 실패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도 기록 달성을 위해 3차례 북극점 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했을 만큼 산악 그랜드슬램은 아직까지 신이 허용치 않고 있는 영역이다. .

이번에는 든든한 후원자도 함께 한다. 1997년 한국인 최초로 단독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한 ‘바다 사나이’ 강동석(35)씨가 그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강추위와 지원 미비로 뼈저린 실패를 맛봤던 박씨가 바다를 잘 아는 강씨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박씨는 1999년 강씨와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 원정을 함께 했다.

200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 회계법인 딜로이트 투시에 들어가 공인회계사로 평범한 삶을 살던 강씨는 9월 박씨의 전화를 받자마자 다음날 곧바로 응답전화를 했다. "형, 나 사표냈어, 언제 한국에 들어가면 돼?" 강씨는 "형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빨리 결정을 해야 했다"며 "솔직히 바다에 혼자 떠있는 것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이 더 어렵다"며 웃었다. 강씨는 이번 원정에서 베이스캠프를 책임진다.

박씨를 포함한 7명의 북극점 원정대는 내년 2월25일 서울을 떠나 캐나다 토론토, 오타와를 거쳐 에스키모 마을인 레젤루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계획이다. 이후 경비행기로 캐나다의 해안선 끝인 워드헌트로 이동, 3월10일께부터 탐험대 4명이 스키와 도보로 북극점을 향한다.

60여일 간의 북극 원정은 말 그대로 죽음과의 싸움이다. 영하 60도를 넘는 강추위, 수시로 진로를 가로 막는 100c가 넘는 리드(얼음이 갈라져 바닷물이 드러난 곳)와 30c 이상의 얼음절벽들, 그리고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는 북극곰과의 싸움도 간단치 않다. 박씨는 "장갑 5개를 끼어도 손이 얼어 붙는다"며 "북극은 또 대륙인 남극과 달리 유빙으로 이뤄져 있어 20㎞를 전진했는데도 좌표 상으로는 오히려 뒤로 밀려나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해 어쨌든 북극 경험이 있는데다 올해 남극점 정복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았습니다. 북극점 정복은 꼭 달성해야 할 ‘운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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