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0일 사전 설명 없이 주요 일정을 변경하고 청와대로 직행,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이 밝혀져 증권가를 중심으로 사퇴설이 제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열린우리당과의 당정협의와 출입기자단과의 정례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3주택자 양도세 중과 연기를 둘러싼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의 갈등 때문에 이 부총리가 사퇴했다는 소문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별다른 설명 없이 일정을 취소한 적이 없는데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면담 중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사퇴설이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며 "일부에선 이 부총리 후임으로 몇몇 유력 인사의 이름까지 거론됐다"고 소개했다.
이 부총리 사퇴설은 청와대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사그러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를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데 따른 예산 전반에 관한 동향을 대통령께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당·정·청(黨政靑)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시기나 개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는 전혀 아니었다"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외 순방기간 중 양도세 중과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이 부총리에게 문제 해결의 지침을 주었을 것"이라며 "주말께는 문제 해결의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라고 예상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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