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인 중문 관광단지는 구름이 조금 낀 상태로, 바람이 초속 10c로 불고 있습니다."난생 처음 제주도 관광에 나선 류기욱(27)씨. 관광 가이드도 없이 혼자 출발한 길이지만 별로 걱정이 안 된다. 렌터카에 앉아 최신 기상 정보와 제주 방방곡곡으로 통하는 최단거리 길을 안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을 달리다 출출해지면 주변 10㎞내의 유명 음식점의 목록을 받아 볼 수도 있다. 카 오디오에서는 무선 인터넷으로 내려 받은 MP3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이 모든 기능이 차 안에 달린 소형 무선인터넷 단말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달 말부터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 같은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덕을 톡톡히 보게 된다. 정보통신부와 제주도, SK텔레콤은 9일 제주시 연동에서 ‘제주 텔레매틱스 관제 센터’ 개관식을 갖고, 29일부터 제주도 전역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구축한 제주 텔레매틱스는 교통지리 안내와 긴급차량구조 등 기존 텔레매틱스 기능은 물론 지역 및 실시간 기상정보, 문화·레저 정보를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차 안에서 MP3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고 TV를 보다가 노래방 기능으로 전환해 유행가를 흥얼거릴 수도 있다. 심지어 주식 거래, 인터넷 쇼핑도 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내비게이션 기능 위주의 서비스밖에 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텔레매틱스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유비쿼터스’ 개념의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차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결합하면 완벽한 통신과 방송의 융합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6.5인치 컬러 액정화면과 20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의 무선인터넷 단말기를 개발해 총 500대의 렌터카에 설치했다. 2006년 7월까지 3,000여대의 단말기가 보급되며 내년 8월부터는 일반 차량에도 설치된다. 제주 텔레매틱스는 내년 2월까지 무료 사용기간을 거쳐 내년 3월부터 1일 7,000~1만원 정도의 사용료가 부과된다.
제주도측은 "연간 국내 여행객만 510만 명에 달하는 제주도 방문객의 73%가 렌터카를 이용하는 만큼 사업성이 높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2006년 기준 1,240억원의 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통부와 제주도, SK텔레콤은 2006년 7월까지 이번 사업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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