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업도 경기 침체의 그늘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기술의 다양성은 다소 부족했고, 미래 지향적인 기술도 적잖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역시 희망은 디지털 산업에 있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는 신기술과 신제품이 꿈틀대고 있었다.한국일보사가 주최하고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이 후원하는 ‘2004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선정 결과는 2004년 말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 산업의 빛과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줬다. 예비 심사를 통과한 64개 우수 후보기업 중에서 치열한 경합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리나라 디지털 산업의 희망이 될 39개 본상 수상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기술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기술 여러 가지를 통합한 ‘복합 제품’과 ‘복합 서비스’가 대거 후보에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이런 현상이 올해에는 완전히 주류로 자리잡았고,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 ‘통합 기술 부문’ 신설과 함께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분류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제 전반에 걸친 침체 분위기 속에서 정보기술(IT) 및 신산업 역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반도체칩 관련 기술, 휴대폰과 관련된 아이디어 상품 등 이미 나와있는 기술을 응용하고 유지하는 정도의 기술이 대부분이었다. 경제가 어려워 재정여건이 취약해지다 보니 그만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여력도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중소 벤처업체들의 어려움도 컸다. 성공적으로 개발한 기술 조차도 그 결과를 분석하고 검증할만한 연구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다반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은 IT 및 신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와 실질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의 핵심성과 상품성이 주된 심사 기준인 만큼, 시대 흐름에 편승한 아이디어 위주의 반짝 상품은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핵심기술을 외부에서 공급 받은 아웃소싱 제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과 제품이 본상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한국일보는 이에 따라 향후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행사를 정부의 기술개발 기업 지원시책과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중국 인민일보 등 외국 언론과의 제휴를 통해 수상 기업들의 글로벌 마케팅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언론의 사회적 의무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한 대국민 교육·홍보에 나서는 한편, 수상업체 프로모션을 위한 엑스포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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