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의 독일 가는 길이 험난할 전망이다. 한국은 9일 열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껄끄러운 중동의 2개팀 및 우즈베키스탄과 A조에 편성돼 홈앤드 어웨이로 독일월드컵 본선티켓을 다투게 됐다.한국은 비록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인 이란(FIFA랭킹 20위)을 피하긴 했지만 아시아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중앙아시아의 신흥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돼 독일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첫 상대인 쿠웨이트(FIFA랭킹 60위)는 최근 두 번 싸워 1승1패를 기록했지만 역대전적서 6승3무8패로 열세. 막판 중국을 제치고 올라온 쿠웨이트는 알 무차 바데르(3골), 사에드 파라지(2골)가 이끄는 공격력이 대단하다. 한국만 만나면 자신감을 보이는데다 경기 외적인 지역 및 문화적 부분이 많이 작용해 원정경기는 특히 부담이다. 쿠웨이트는 4조 예선을 5승1패(득 15, 실 2)로 통과했다.
월드컵 본선에 3회 진출했고, 아시안컵을 3차례나 제패하는 등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는 예선 6전승, 8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할 만큼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역대전적 3승5무3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2000년 10월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1-2로 패한 게 가장 최근의 전적이며 최근 10년간 한국은 사우디에 2무1패를 절대 열세다. 최근 성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알 이티하드 소속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볼 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비록 FIFA랭킹 51위로 2차 예선을 무패(5승1무)로 통과했지만 한국이 본선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을 승수 쌓기의 제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본선에 오른 팀 중 이란(22골)에 이어 2차예선서 16골을 넣는 등 녹록치 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선수들의 강인한 체력과 큰 키가 강점이다. 역대전적서 2승1패로 앞서 있으며 97년 최종예선 때 ‘차범근호’가 5-1로 대파하기도 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본프레레 "만만하게 볼 약팀 없다"
요하네스 본프레레(사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9일 조 추첨을 지켜본 후 "만만히 볼 팀은 없다"고 말했다.
-조 편성에 만족하나.
"한국-사우디, 일본-이란 등 강팀들이 두 팀씩 A,B조에 잘 섞인 것 같다. 일단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쿠웨이트는 아시안컵에서 한 번 맞붙은 경험이 있고,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도 지켜보았다. 하지만 만만하게 볼 약팀은 없다. FIFA 랭킹이 그 어느 쪽이 더 강한 지 보장하지 않는다. 상대팀에 대해 면밀히 준비하겠다."
-남북대결이 무산됐는데.
"한국에서는 민감한 문제겠지만 개인적으로 북한에 대해 별다르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북한을 만나지 않아 오히려 좋은 점이 있을 것 같다."
-첫 경기에 대한 각오는.
"국내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떠나고 유럽파는 리그를 계속할 것이다. 이처럼 쉬지 않고 준비를 하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전지훈련에서 돌아오면 준비가 끝날 것이다."
-A조에 속한 3팀에 대해 평가하면.
"신장이 큰 사우디는 체력도 좋다. 우즈베키스탄은 짧은 패스가 좋고 팀워크도 우수하다. 쿠웨이트는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 전문가 분석
"이란을 피해 다행이다. 하지만 최약체 북한을 놓친 것은 아쉽다." 한국이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했다.
▲이회택(축구협회 기술위원장)=최선도, 최악의 상황도 아니다. 이란이 빠진 건 다행이지만 원정 경기가 부담이다. 쿠웨이트와 사우디, 우즈베키스탄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큰 부담감이 없지만 한국은 힘든 원정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전지훈련에서 체력과 전술, 경기감각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용수(세종대 교수)=이란과 북한을 피했다는 점에서 해볼만하다. 하지만 긴 원정 일정에 따른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은 본프레레호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특히 내년 2월 9일 쿠웨이트와의 홈 첫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내년 1월 전지훈련부터 쿠웨이트에 맞춰 훈련을 해야만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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