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9일 ‘이철우 의원은 북한노동당 당원’이라는 한나라당 주장을 놓고 하루종일 날선 진실게임을 벌였다. 국보법 폐지를 둘러싼 공방이 정기국회 폐회를 목전에 두고 색깔싸움으로 번진 것이다.우리당은 ‘국회간첩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의원을 간첩으로 몬 의원 3명에 대해선 제명을 시키겠다고 펄펄 뛰었다. 아침부터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원 연석회의, 의원총회, 한나라당 규탄대회, 비상대책위 등도 숨가쁘게 이어졌다. 유기홍 의원 등 비대위원들은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 판결문 어디에도 이 의원이 간첩이라는 내용은 없다"며 "한나라당이 날조한 사실로 색깔 공세를 시작한 만큼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폭로자료로 인용한 기사를 실은 ‘미래한국신문’이 이날 이 의원에게 "관련 기사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협조문을 보낸 것도 강경대응에 영향을 미쳤다. 이 의원 스스로 "조선노동당은 물론 민족해방 애국전선이란 단체에도 가입한 적이 없다"며 "1993년 당시 법원 판결문의 상당부분은 안기부 고문에 시달려 허위로 말한 것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라고 한나라당 주장을 일축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진상조사위를 출범시키고 "진상을 밝히라"며 맞불 작전을 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노동당 가입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이 의원의 노동당 입당을 기정사실화 한 뒤 "여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라고 맨 앞에 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이 의원이 국보법 위반으로 4년형을 선고 받았던 판결문을 입수해 공개하며 "이 의원이 사실상 간첩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적극 공세에 나섰다. 판결문에 이 의원이 가입한 것으로 나오는 민족해방 애국전선이란 조직이 바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우리당이 당초 2심 판결문을 공개하며 일부를 빠뜨린 것을 "진실은폐를 위한 꼼수"라고 몰아 세우기도 했다. 장윤석 의원은 "누락된 판결문에 조선노동당기 1개와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등을 이 의원으로부터 몰수한다는 사실이 명시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폭로 당사자인 주성영 의원은 이날 밤 "이 의원은 조선노동당에 가입했고 법원판결문을 보면 간첩으로 행위를 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전날 암약 중이라고 과장해 말한 것은 정치적 수사로 봐달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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