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추진하고 있는 대만 공기업에 대한 ‘정명(正名) 운동’이 역풍을 맞고 있다. 정명운동이란 공기업 이름 앞에 붙은 ‘중화’ 혹은 ‘중국’이라는 명칭을 ‘대만’으로 바꾸는 작업을 의미하는데 해당 공기업 노조들과 야당 연합 등이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민영화를 추진중인 중화항공과 우편업무를 담당하는 중화우정(中華郵政), 대만 최대의 공기업 중화석유공사 등은 8일 천 총통이 정명운동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중화항공 노조측은 "현재 보유한 60여대의 비행기 기체에 그려진 로고를 교환하는데 만 6억4,000만 위안(약 210억원)이 든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중화우정 노조도 "중국 대륙에서 우편업무를 하는 특수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정부가 용인하지 않는 대만으로 회사명칭을 바꾸는 것은 사업이 존폐 위기에까지 몰릴 수 있다"며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국민당 등 야당연합도 "천 총통이 돌연 ‘정명’ 카드를 꺼내든 데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민진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은 천수이볜의 정명운동이 양안 관계를 해칠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공기업과 재외공관 등의 명칭 변경은 대만의 지위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은 이를 결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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