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위원장 심사평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한국일보의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에는 통신기술·서비스, 정보통신기기, 소프트웨어·콘텐츠 등 정보기술(IT)분야와 생물기술, 환경기술, 미세기술, 문화기술 등 신사업분야 등에서 총 64개 기업이 참여했다. 11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1차 서류심사와 2차의 발표평가를 통해 국무총리상 3개 업체, 산업자원부 장관상 6개 업체, 정보통신부 장관상 3개 업체 등 모두 39개의 수상업체를 선정했다. 국내ㆍ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심사대상 업체들이 연구개발 및 시장개척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디지털산업의 앞날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심사를 통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인해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에 참여한 기업의 수가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참여한 기업 중에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시장 여건 탓에 이를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재정상태가 적자인 기업이 많았다. 또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연구 개발에 대한 열정은 매우 컸지만, 어려운 재정상태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분류된 심사분야가 명확하지 않아 다른 분야에 지원해 심사를 받은 기업도 있었다.
앞으로는 분야 명칭의 조정이 필요하며, 심사 초기에 참여 기업들에 대한 분야 조정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한국일보사의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은 국내 관련 산업의 디지털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디지털화한 사회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앞으로도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이 더욱 발전해 우리나라의 기술입국(技術立國)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종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 정보통신기기 부문/ 경제성장 이끌어갈 동력
정보통신기기 분야의 제품군은 네트워크 장비, PC, 서버, 단말기, 주변기기, 정보 가전, 반도체 부품과 소재 등이다.
심사대상 기업 중 홈 네트워크 및 휴대용 정보기기 분야에서는 휴대폰용 오디오 증폭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경쟁사인 TI, ST마이크로보다 앞선 국내 독자개발 기술이다. 기존의 오디오 증폭기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꾸어 증폭함으로써 음질과 에너지 손실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 디지털로 저장된 원음을 디지털 펄스 상태에서 증폭하는 혁신적인 것이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산업용 PDA와 10.4인치 웹패드 기술, 휴대폰에 멀티미디어 저장용 대용량 메모리카드를 장착할 수 있게 한 소켓 설계기술 등이 호평을 받았다. 특히 USB저장장치와 메모리카드, 스마트카드를 겸하는 ‘M-플래시’는 휴대성이 편리한 대용량 메모리카드로, 저 전력구조이면서도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향후 메모리카드의 표준화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디지털방송 관련 기술로는 ATSC와 FCC 규격을 만족하며 외산 장비보다 성능이 우수한 디지털TV 중계기 시스템과 케이블 재전송을 위한 디지털 프로세서, 휴대폰용 DTV 및 DMB 안테나 등이 주목 받았다. 위성 DMB 수신기에 MP3 플레이어와 비디오 녹화기능이 통합된 DMB 휴대단말기, CDMA용 송신단 전력 증폭장치 등도 뛰어난 기술이다.심사를 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과 함께 지식 경영 및 브랜드 전략, 지속적인 투자도 병행한다면 앞으로 국가 경제성장 동력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재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 통신기술 및 서비스부문/ 기술차별화 노력에 점수
2004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통신기술·서비스 부문의 수상업체에 대한 심사결과를 업체별로 나눠서 소개한다.
우선 아이필넷은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NMS)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네트워크 관리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 다만 관련 원천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이 이루어 진다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캠프는 시스템 보안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키보드 보안 시스템은 향후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권고할 점은 연계기술에 대한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명정보기술은 국내 저장매체 수리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기술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
휴커넥스는 세계 두 번째로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칩을 개발,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회사의 기술과 제품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감이나, 그동안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었고 마케팅 능력 등이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 아쉬웠다. 화상 원격감시 시스템 기술을 갖춘 시스벤은 보안 시스템 분야의 중견기업으로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 회사가 채용한 화상 전송의 개념은 비싼 이동통신 요금 등 소요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떠블류엔솔류션은 이동통신 시스템의 중계기를 대형 통신사에 납품하는 안정적 수익모델을 갖고 있고 기술력도 인정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이전 회사의 개발품을 자기 회사 기술로 내세운 점이 감점요인이 됐다. 대량 메일엔진을 개발한 빅슨테크날러지㈜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으나, 차별화한 자체기술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알라인은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업체이긴 하나, 역시 자체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 대상 수상에는 부족함으로 지적됐다. 위 수상업체들과 통신기술·서비스 부문의 발전을 기원하며 심사평을 마친다.
남상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동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
● 소프트웨어·콘텐츠부문/ 특허출원 노력등 병행 필요
소프트웨어·콘텐츠 분과는 출품 상품의 수와 그 기술 주제가 예년에 비해 커다란 차별성을 보이지 않아 업계의 심각한 불황을 느낄 수 있었다.
출품 상품은 크게 이동통신 응용 소프트웨어, 문서 및 네트워크 보안제품, 기업 솔루션, 웹문서 통계분석 제품 등이었으며, 기술의 혁신성, 새로운 시장의 창출 가능성, 수입대체 효과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대상을 받은 마이다스아이티의 ‘마이다스’ 소프트웨어는 구조해석 및 설계프로그램으로, 그 기술력이 우수하고 현재 국내시장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이씨마이너의 통계프로그램인 ‘데이터 마이닝’ 소프트웨어는 외국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 및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콘텐츠 분야는 출품작이 적었으나, 희망개발의 ‘직소퍼즐머신’은 간단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해 수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수상요인이 됐다. 이 제품은 이전의 주문 퍼즐이 전문 공장에서 대량 제작만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단 한 장의 사진이나 이미지로도 쉽게 퍼즐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기계다.
심사과정에서 각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및 기술 점유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점들이 아쉬웠다. 특히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기술은 적고 현재의 기술을 응용한 수준의 출품작이 많아 향후 전망이 밝게 느껴지지 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기술임에는 분명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자 한다. 국내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의 성공적인 진행을 기원한다.
윤경현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 신산업부문/ 10년내 주력사업 발전 기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5%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다행히 국내의 눈부신 정보기술(IT) 분야의 발전은 바이오기술(BT), 환경기술(ET), 미세기술(NT) 및 문화기술(CT) 등 신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이들 신산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시점이다.
올해 네 번째를 맞는 한국일보 주최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은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미래 성장동력 산업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
이번 심사에선 평균 직경이 70nm 이하여서 양산이 어려운 탄소나노튜브를 10nm 내외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넥센나노텍, 세계적 수준의 효율과 크기를 가진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성큼 도달한 세티의 기술력이 특히 두드러졌다.
나노 기술을 수용성 페인트에 응용해 은의 살균력, 항균성, 탈취기능을 지닌 무독성 친환경 페인트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부성케미칼, 무필터 방식의 전기집진식 고효율 공기청정 시스템을 개발한 동광테크노사도 주목 받았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각종 수술 때 수술부위가 서로 유착되는 것을 방지해 수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생체친화성 고분자 의료용 재료를 개발한 바이오레인이, 문화기술부문에서는 주문형 퍼즐 기계를 생산하고 있는 희망개발이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들 미래 성장동력 신산업은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10여년 내에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주력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경희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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